"비밀을 공유하던 날, 모든 벽이 무너졌다"
[경향신문]
7세 때 당한 성적 학대로 고통
스웨덴 출신의 골퍼 삭스트롬
“멘토 카를손에게 털어놓은 뒤
16년 악몽 벗어나 위로와 자유”
2016년 3월 스웨덴 출신의 골퍼 마델레네 삭스트롬(29)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우드에 있는 호텔 방에 앉아 걷잡을 수 없이 울었다.
삭스트롬은 어렸을 때 당한 성적 학대를 멘토 로베르트 카를손에게 털어놓으면서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카를손이 큰 충격을 받은 얼굴로 삭스트롬을 바라볼 때 그의 모든 세계가 무너졌다. 16년 동안의 비밀이 눈물 한 번 흘리고 숨이 막힐 때마다 쏟아져 나왔다.
삭스트롬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난 건 일곱 살 때였다.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집주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친척은 아니었지만 아주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었다. 그후 16년 동안 삭스트롬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심지어 어른이 되고 나서 그 일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 후에도. 수년 동안 삭스트롬은 골프에 몰두했다. 골프가 그의 구세주가 됐다.
삭스트롬은 23일 LPGA 투어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내가 틀렸다”고 고백했다.
믿었던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몰랐다. 삭스트롬은 자신이 깨닫지도 못한 사이에 자신에 대한 혐오에 빠져 있었다. 거울에서 본 사람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신을 쓸모없다고 여기게 됐고, 자신의 몸을 경멸했다. 심지어 다리에 로션도 바르지 못했다.
카를손에게 울면서 털어놓은 게 삭스트롬에게 위로와 자유를 가져다 줬다. 삭스트롬은 더 이상 숨지 않았다. 부모님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다. 말하다 감정이 무너질까봐 녹음을 한 뒤 들려줬다.
“비밀을 공유하던 날, 모든 벽이 무너졌어요.”
그것은 삭스트롬 인생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줬다. 마음이 편해졌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신경질을 내지 않게 됐다.
밝아진 삭스트롬은 그해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면서 2017년 LPGA 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지난해 게인브릿지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삭스트롬은 “내 목소리와 경험을 공유할 용기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만약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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