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의 부인도 알고 보니 마약상
[경향신문]
미 공항서 밀매 혐의 체포
탈옥 주도 등 범죄 적극 개입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오른쪽 사진)의 부인이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남편을 한 인간으로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자신도 남편의 범죄 행각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법무부는 22일(현지시간) 국제 마약 밀매에 연루된 혐의로 구스만의 부인 에마 코로넬 아이스푸로(31·왼쪽)를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며 미국과 멕시코 마약시장을 주름잡았던 남편 구스만은 이미 2019년 미국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넬은 다른 마약업자의 아내들과 달리 남편의 마약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증거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휴대폰 메시지 기록과 목격자 증언 등에 따르면 코로넬은 2012~2014년 남편의 마약 수송을 돕고, 멕시코 알티플라노 교도소에서 구스만을 빼돌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미국과 멕시코 당국의 추적을 피해 도주극을 벌여왔던 구스만은 2001년 세탁 용역업체 차량에 숨어 교도소를 빠져나왔고, 2015년엔 땅굴을 이용해 탈출하는 등 두 차례나 탈옥했다.
AP통신은 2015년 탈옥 당시 교도소 주변의 토지를 매입한 후 교도소 독방 샤워실까지 1.6㎞가 넘는 길이의 땅굴을 파서 그를 탈주시킨 주역 중 한 명이 바로 코로넬이었다고 보도했다.
구스만은 2017년 결국 다시 체포됐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돈세탁, 살인교사, 200t이 넘는 마약 밀매,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멕시코의 지역 미인대회 출신인 코로넬은 2007년 서른두 살 연상의 구스만과 결혼해 그의 세번째 부인이 됐다. 코로넬은 당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남편이 마약왕인 줄 전혀 몰랐다”며 “나는 그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흠모한다”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코로넬은 23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화상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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