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느림보 인준'..한 달 지났는데 장관 15명 중 6명뿐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지난달 20일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상원 인준을 통과한 장관 및 각료급 인사는 7명으로 전체 대상의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들 취임이 늦어지면서 코로나19 대응 등 주요 정책 추진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상원은 22일(현지시간)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상원 인준 투표를 위한 기본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현재까지 상원 인준을 통과한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등 6명이다. 전체 장관 15명 가운데 인준 비율이 40%밖에 되지 않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이 같은 인준 실적은 과거 정권과 비교해도 한참 저조하다. 취임 30일을 기준으로 조지 W 부시 정부는 11명, 버락 오바마 정부는 14명, 트럼프 정부는 8명의 장관이 인준을 받았다.
장관은 아니지만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 각료급 인사 8명 중에서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이 유일하게 인준을 통과했다. 장관을 포함한 전체 각료급 인사 23명의 인준 비율이 30%에 그치는 것이다. 바이든 각료 인준이 늦어지리라는 점은 예견됐던 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정권 인수 작업이 늦어진 데다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로 상원 구성도 지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심판도 상원의 각료 인준을 지체시킨 요인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톰 빌색 농업부 장관 등 최소 4명에 대한 인준 투표를 이번 주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후보자들도 있다. 교육부 장관, 에너지부 장관, 중소기업청장 등 주요 직책의 공석이 길어지면서 각종 현안과 정책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 후보자에 대한 상원 내 비토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주요 인사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트윗을 올린 전력이 구설에 올랐다.
공화당 내 온건파인 밋 롬니 상원의원과 수전 콜린스 의원이 탠든 후보자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도 반대 입장이어서 이 상태로는 인준에 필요한 과반 확보가 불가능하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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