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추신수 vs 롯데 이대호..유통더비 '찐의 전쟁'
[스포츠경향]
30년 전인 1991년, 한 소년은 야구부가 있는 부산 수영초로 전학을 왔다. 같은 반에 환하게 웃는, 아주 덩치 큰 친구가 있었다. 감독에게 말했더니 “당장 데려와”라고 했다. 그렇게 소년은 친구의 손을 잡아 끌었다. “같이 야구하자.” 친구는 그때 처음 글러브를 끼고, 방망이를 쥐었다. 둘은 친구였고, 중학교 이후 라이벌이 됐고, 고교시절에는 부산고와 경남고의 에이스이자 4번타자로 겨뤘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자가 된 둘은 30년 뒤 KBO리그에서 다시 만났다.
추신수(39)가 23일 SK가 곧 이름을 바꿀 신세계 야구단과 계약했다. 30년지기 친구이자 라이벌, 이대호(39·롯데)와 맞대결을 펼친다. KBO리그가 벌써 후끈 달아올랐다.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 뒤 시애틀과 계약해 오랜 고생 끝에 메이저리거가 됐다. 이대호는 경남고 졸업 뒤 롯데에 입단했고, 리그 최고 타자가 되며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본 소프트뱅크를 거쳐 2016시즌 시애틀에서 뛰었고, 2017시즌 KBO로 돌아왔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1호 선수로 추신수를 영입했다. 신세계그룹은 “인천 야구팬들의 바람을 담은 영입”이라고 소개했지만, 추신수의 영입으로 KBO리그 신세계와 롯데, 유통 라이벌의 대결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신세계그룹의 SK 야구단 인수 사실이 알려진 때부터 신세계와 롯데의 라이벌 구도에 각이 섰다. 롯데는 신세계를, 신세계는 롯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지부진하던 롯데와 이대호 사이의 FA 계약은 신세계 야구단 인수 이후 모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급물살을 탔다. 신세계 역시 이대호에 대한 맞대결 카드로 더할 나위 없는 추신수를 영입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추신수는 최근 수년간 인터뷰때 마다 고향팀인 롯데 복귀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2019년 1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때도 “규약상 SK로 가야하지만, 솔직히 롯데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추신수를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이제 롯데-신세계전은 이대호-추신수의 대결로 상징되는 KBO리그 ‘빅매치’로 굳어졌다.
추신수와 이대호는 부산고-경남고 시절에도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다. 서로 에이스이면서 동시에 4번타자였기 때문에 상대가 투타 대결도 뜨거웠다. 이제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대결을 펼친다.
추신수는 25일 귀국 뒤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하고 팀에 합류한다. 3월11일 자가격리가 끝나면 4월3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개막전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가 시애틀에서 뛰던 2016년, 둘은 4월6일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만났다. 추신수는 첫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1루수 이대호와 나란히 섰다. 2021년 KBO리그의 개막전도 마침 인천 문학구장에서 신세계와 롯데의 맞대결로 열린다. 야구팬들에게는 2021시즌 개막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또 늘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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