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스토리로 읽는 세계사

이규화 2021. 2. 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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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외울 게 많아 종종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는다.

그런데 학교의 역사 강의는 학생들이 역사 경계 밖 관객으로만 머무르게 만든다.

책은 역사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부담 없이 술술 읽히며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

저자는 세계사 책이라면 모름지기 서구 독자들이 잘 모르는 동양의 역사를 알려 주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 위주의 서술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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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역사 중세편 1,2/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왕수민 옮김/부키 펴냄

역사는 외울 게 많아 종종 학생들로부터 외면 받는다. 역사는 왜 비인기 과목이 되었을까. 교습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역사는 말 그대로 인간이 살아온 무대에 대한 이해다. 희로애락이 담긴 스토리라는 말이다. 역사는 그 스토리라는 무대에 들어가 간접체험을 하면 저절로 속속 들어온다. 그런데 학교의 역사 강의는 학생들이 역사 경계 밖 관객으로만 머무르게 만든다.

'세상의 모든 역사'는 무대 위 연극에 관객이 참여하는 것처럼 독자를 역사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저자 수잔 와이즈 바우어는 미국의 저명한 홈스쿨링 교육자이자 역사 저술가, 소설가로 역사 스토리텔링의 대가이다. 전작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는 발간 이후 현재까지 스테디셀러로 인기가 여전하다.

책은 역사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부담 없이 술술 읽히며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 책은 서양의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에서부터 제1차 십자군전쟁까지, 동양에서는 조조 유비 손권의 위·촉·오 시대부터 남송시대까지, 만주와 한반도에서는 고구려·백제·신라부터 고려시대까지 시공간적 무대를 넓게 펼친다. 현대 세계의 세력 구도가 중세에서 싹 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세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특히, 세계사 책에서 한국사를 꼼꼼히 다룬 것이 이채롭고 반갑다. 저자는 한국도 다녀간 적 있는데, 한국사와 일본사에 대한 연구 깊이도 웬만한 학자 뺨치는 수준이다.

서양사, 동양사, 한국사가 긴밀하게 조직(組織)돼 있다. 세계사의 입체적 이해를 돕는다. 이러한 구성방식은 물론 저자의 집필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저자는 세계사 책이라면 모름지기 서구 독자들이 잘 모르는 동양의 역사를 알려 주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 위주의 서술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책은 생동감 있는 이야기 구성과 술술 넘어가는 문체로 세계사 읽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사가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는 옛날이야기처럼 재밌다. 이 책을 교재로 쓰면 세계사가 결코 외울 게 많은 과목이 아니라 이제 흥미 넘치는 대작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는 것처럼 매력적인 과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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