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기획K] 올해 새학기도 비대면..대학가 경제 타격
[KBS 청주]
[앵커]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로, 새 학기를 맞은 충북 주요 대학이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캠퍼스와 주변 상가엔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는데요.
새 학기 특수가 사라진 일대 상권과 주택 시장은 역대 최대 위기에 처했습니다.
보도기획 K, 그 실태를 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산한 청주의 한 대학가 골목.
건물 대부분 비어있고, 임대한다는 현수막만 걸려 있습니다.
예년대로라면 신입생들로 가득했을 대학가 원룸촌입니다.
새 학기를 앞둔 지금, 곳곳에 빈방만 가득합니다.
개강 전, 두 달여 동안 평균 40여 명의 학생과 계약한 공인중개사, 장순용 씨는 올해, 겨우 한 건을 성사시켰습니다.
등교 수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집을 구하는 학생이 거의 없어섭니다.
[장순용/공인중개사 : "일단은 방을 보기가 솔직히 쉽지가 않았어요. 지금 시즌에서는 학생들이 방을 구하면서 저희가 계약 건수가 많아지는 시기인데, 학생들은 학교에 안 가게 되니까…. 부모님들이 자녀분들 걱정해서 하숙을 많이 했었는데 학생들이 많이 좁은 공간에 밀집되어 있다 보니까 하숙이 좀 더 줄어드는 추세고요."]
중개업자와 대면하면서 여기저기 방을 보러 다니는 것도 꺼린다고 말합니다.
[장순용/공인중개사 : "학교를 안 가니까 여기서 월세를 계속 지출하기가 힘드셨는지 방을 내놓으시고, 원래 살던 집에서 통학하려고…. 방뿐만 아니라 상가 같은 경우에서도 (이용하는) 학생들이 없다보니까 상가 공실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고요. 방 공실은 물론이고요."]
다른 대학가 일대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입학 후, 원룸에 1년씩 계약하면서 남아있던 학생도 해가 바뀐 뒤 떠나고, 새로운 신입생 입주 수요도 급감해섭니다.
새 학기 시작과 신입생 환영식 등으로 한 해, 최대 특수를 누렸던 상가에는 적막만이 감돕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일손이 부족해 직원을 더 구해야 했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인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감염 사태 전보다 매출이 80% 가까이 줄었지만, 투자금을 생각하면 섣불리 가게 문을 닫을 수도 없습니다.
[조철희/대학가 음식점 업주 : "이 거리가 그나마 좀 비싼 쪽이어서 부담되죠. 지금은 버티는 수밖에 없어서, 버티고는 있는데 모르겠어요,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는. 지금은 다들 뭐 벌어서 버티는 게 아니라 빚으로 끌어다 버티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대학가는 권리금이 꽤 세거든요. 권리금을 많이 주고 들어오신 분들이라 지금 당장 나갈 수 없고 그렇다고 버티자니 힘들고요."]
이 대학가에서 7년 동안 자리를 지킨 카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감염 확산세가 잠시 주춤하자 등교 수업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그때도 매출이 예년보다 70%나 감소했습니다.
[강 욱/대학가 카페 운영 : "예전에는 개강이랑 방학 때랑 많이 달랐는데 지금은 (개강해도) 방학 때랑 똑같은 힘든 시기인 것 같긴 해요. 매년 (매출이) 계속 줄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70~80% 정도 많이 절감하긴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학생들도 그렇고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수록 돌아다니는 시민들, 사람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코로나19 여파로 충북의 각 대학은 올해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입학식 등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간소화합니다.
대학과 학과마다 짧게는 일단 다음 달 말까지, 길게는 아예 새 학기 내내 전면 원격 수업하기로 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감염 사태 속에, 대학가 주변 상인들은 어둡고 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강 욱/대학가 카페 운영 : "비대면이 계속 있으면 아무래도 이 주변에 있는 자영업자분들도 힘들 것 같긴 해요. 얼른 코로나가 잘 풀려서 잘 됐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최승연 기자 (victory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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