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UN인권이사회 불참..'北·中 눈치' 살피나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2021. 2. 2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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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다루는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행사에 외교부 장관이 아닌 차관을 참석시키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취임 초기의 여타 분망한 일정 등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며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는 반드시 장관이 참석하는 것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정상급, 장차관급, 실장급 등이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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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日 장관 나오는데 차관이 참석
외교부 "분망한 일정 감안했다"지만
정 장관, 국가안보실장까지 지내
정의용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서울경제]

외교부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다루는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행사에 외교부 장관이 아닌 차관을 참석시키기로 했다. 정의용 장관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이지만 일각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종문 2차관은 24일 새벽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 연속 외교부 장관이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선 것과 달리 이번에는 차관급이 참석한 것이다. 다른 주요 국가의 경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2일 이미 연설한 것을 비롯해 23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24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 장관 등이 직접 연설자로 나선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취임 초기의 여타 분망한 일정 등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며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는 반드시 장관이 참석하는 것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정상급, 장차관급, 실장급 등이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장관은 지난해 7월까지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전략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을 지낸데다 그 직후부터 장관 취임 직전까지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낸 만큼 충분한 해명은 아니라는 반박도 나왔다. 더욱이 정 장관과 취임 시기가 비슷한 미국 블링컨 장관도 직접 연설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와 정 장관이 북한과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북한 인권 문제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매년 주로 다루는 의제라는 점에서다. 특히 미중 갈등이 격화된 현시점에서 위구르 신장, 홍콩 등 중국의 인권 침해 문제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이나 대북전단금지법 논의 여부에 대해 “관련 의견 개진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은 들었지만 국내 상황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는 못 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도 불참해 국제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북한은 현재 한국인 6명을 억류하고 있다. 이달 캐나다가 중국과 북한 등을 겨냥해 주도한 ‘자의적 구금 반대 공동 선언’에도 58개국 참여 국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편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이날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 축사에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대한민국 헌법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ICCPR)을 위반한다”는 의견을 통일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해당 법은 종교·집회·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 인권 기준을 침해한다”며 “공동의 가치, 동반자적 관계와 우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한미 동맹의 근본 이념에도 역행한다”고 강조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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