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박철완 상무 "2025년까지 시총 20조 달성 목표"

김강한 기자 2021. 2. 2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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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도전을 시작한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가 23일 “총체적인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한 사업 운영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 상무가 경영권 확보에 나선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상무는 현재 금호석화에서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금호석화

◇박철완 “금호석화의 더 큰 성장 위해 주주제안”

박 상무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금호석유화학의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염원하는 임원이자 개인 최대주주로서 금호석유화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주주제안을 요청하게 되었다”며 “이번 주주제안이 금호석유화학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물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철완 상무는 “‘총체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통한 전략적 경영 및 사업운영을 통해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 달성’을 목표로 오늘을 뛰어넘어 미래를 선도하는 금호석유화학을 만들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기존사업과 시너지 강화하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버넌스 개선 및 이해관계자 소통 ▲ 장기적 관점의 ESG전략 수립과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회사의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러한 주주 제안에 대해 절차적 권리가 충실히 확보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나아가 성실하게 검토하고 정확하고 투명하게 모든 주주들과 소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화의 금호리조트 인수 결정을 비판했다. 금호석화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금호리조트 인수를 결정했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과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며 “회사의 투자 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비율 400%에 달하는 금호리조트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회사의 가치와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철완 상무는 지난달 말 금호석화 측에 배당을 7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주제안을 했다. 또한 박 상는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금호석화 사외이사 4명 자리에 자신과 가까운 후보 4명을 추천했고, 사내이사 후보로는 박 상무 본인을 추천했다.

◇박찬구 VS 박철완 3월 주총서 표대결

이로써 다음달 금호석화 정기 주총에서 숙질 간 사내외 이사 선임안을 놓고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박찬구 회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 14.86%를 확보해, 10%인 박철완 상무에 앞선다.

업계의 관심은 박철완 상무의 우호 지분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박 상무의 처가와 여자 형제들이 지분 확보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상무는 GS그룹 방계 회사인 코스모그룹의 허경수 회장의 차녀와 결혼했다. 고 박정구 회장의 장녀 박은형씨는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과 결혼했다. 차녀인 박은경씨는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의 아내다. 삼녀인 박은혜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와 결혼했다.

주총 표 대결에서는 지분 8.16%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2018년부터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머지 지분 약 50%를 일반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면서 “남은 기간 양측이 일반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22일 박철완 상무가 회사를 상대로 낸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금호석화가 영업일 기준 7일 이내에 박 상무 또는 박 상무의 대리인에게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주주 명부를 열람, 등사하도록 허용했다. 금호석화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하루 1000만원을 박 상무에게 지급해야 한다.

박 상무는 이번 법원 결정으로 주총을 앞두고 주주 명부를 확인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금호석화가 열람·등사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박 상무가 주주총회와 관련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등을 할 기회가 사실상 박탈될 위험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의무를 강제할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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