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 힘빠지니..콘택트株가 돌아왔다
고성장 기술주 MAGA 줄하락
플러그파워 등 친환경株 빠져
팬데믹 타격·반등장 소외됐던
부동산·극장·관광기업들 '쑥'
중소형지수 러셀2000 급등세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알파벳·아마존)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애플(-2.98%), 마이크로소프트(-2.68%), 아마존(-2.13%) 등이 일제히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수혜주로 꼽혀온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 주가 낙폭은 더 두드러졌다. 한국 SK와 SK E&S가 대주주로 있는 글로벌 수소 에너지 솔루션업체 플러그파워 주가가 하루 만에 13.04% 급락했고, 태양에너지 인버터업체 인페이즈에너지(-11.53%)와 태양전지 패널업체 선파워(-11.20%) 주가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친환경 에너지 부문 기업들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인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 에너지'도 이날 6.63% 떨어졌다.
반면 실물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극장·관광 부문 기업들 주가는 빠르게 뛰었다. 이날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따라 곧 극장 영업이 재개될 수 있다"고 발언하자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업체 AMC 주가가 14.91% 급등한 데 이어 증시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도 5.19% 뛰었다. 미국 최대 상업용 부동산 소유·관리업체 사이먼프로퍼티(3.05%), 델타항공(4.53%), 세계 최대 크루즈선 관광업체 카니발(5.61%) 주가도 급등해 투자자들 눈길을 끌었다. AMC와 카니발은 경영난 압박 속에 회사채 발행을 늘려 현금 조달에 사활을 걸어왔고, 델타항공은 항공사 해고 대란을 피하기 위해 정부 지원책에 희망을 걸고 있는 회사다.
월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욕 증시를 이끌어온 대형 기술주가 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식시장 분위기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고 있다. 상승장 주체가 기술 부문 성장주에서 경기 순환 부문 가치주로 달라졌을 뿐이라는 진단에서다. 막스 고크먼 퍼시픽라이프펀드자문 자산배분 수석 책임자는 "현재 경기 민감주 중에서도 특히 중소형 기업에 베팅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은 이들 주가가 대기업을 앞설 것"이라면서 "중소형 기업 주가는 지난 몇 년의 호황장에서도 별다른 상승세를 누리지 못해 상대적으로 가치가 저평가돼왔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소형 기업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에 비해 내수 의존도가 높고 실물 경기에 민감하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 발행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뛰는 동안 뉴욕 증시에서는 '중소형 위주' 주가지수인 러셀2000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93%였다가 이달 22일 1.37%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러셀2000도 15.68% 올랐다. '대형주 위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기술주 위주'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각각 4.75%, 6.57%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채권시장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온 기업들 입장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본 미래 부채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해당 기업에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같은 기업이라도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성장 부문 기술주에 속하는 기업과 이른바 가치주에 속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코로나19 타격으로 멈췄던 쇼핑몰·여행·극장 관련 기업들은 영업이 재개되면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금 주가가 앞으로의 기업 가치보다 상대적으로 싼 '가치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뛰었다.
다만 중소형·경기민감주 주가가 이미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도 따른다. 22일 다우존스마켓데이터가 집계한 뉴욕 증시 주가지수 '주가수익비율(PER)' 데이터를 보면 러셀2000은 최근 12개월간 해당 비율이 79.72배다. 이는 나스닥(43.14배)이나 S&P500(27.42배), 다우존스30산업평균(26.18배)보다 높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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