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감시장비에 8번 잡힐 때까지 조치 없어"

지형철 2021. 2. 23. 17: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인근으로 북한 남성이 월남했을 당시, 군 감시 장비에 8번 포착될 때까지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남성이 통과했던 철책 아래 배수로는 군의 점검 대상에 빠져있었고, 통과 전부터 이미 훼손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인근으로 북한 남성이 월남한 직후 터져나온 경계 실패라는 비판은 합동참모본부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새벽 1시 5분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우리 측 해안으로 올라온 이 남성은, 30여 분 사이 군의 감시카메라 넉 대에 5차례 포착됐습니다.

경계 시스템 알림도 두 차례 작동했지만, 근무자가 알람이 오작동한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는 게 군 설명입니다.

이 남성은 약 3시간 뒤 남쪽으로 내려오다 해군 CCTV에도 3차례 더 포착됐지만 알림은 울리지 않았고 근무자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 관리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군은 자평했습니다.

북한 남성은 해안 철책 배수로를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이 배수로는 이전부터 이미 차단물이 부식돼 훼손돼 있었고, 지난 여름 실시했던 배수로 전수조사의 관리 목록에서도 아예 빠져 있었습니다.

부대 교대 시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은 탓인데, 해당 배수로를 포함해 관리목록에 빠져있는 배수로를 인근에서 3개나 찾았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해안에 상륙한 뒤 월남자를 군이 인지하기까지는 3시간 이상이, 수색을 통해 신병을 확보하기까지는 6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김준락/합동참보본부 공보실장 : "군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극본적인 보완대책을 강도높게 추진하겠습니다."]

군은 상황 판단이 안일했고 작전 수행도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관련자 문책 등 인사조치는 국방부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지형철 기자 (ican@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