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세훈 '난타전'.."새빨간 거짓말" 비난까지

2021. 2. 23. 16: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무책임한 사람에게 못 맡겨", 오세훈 "장외투쟁으로 뭘 얻었나"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이 23일 1대1 토론에서 정면 충돌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의 지난 2011년 사퇴를 거듭 언급하며 '무책임' 프레임을 가동했고,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지난해 4월 총선 패배와 패스트트랙 저지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공격했다.

나 후보가 선공에 나섰다. 나 후보는 23일 오후 국민의힘 선관위가 주관한 '3차 맞수토론' 모두발언에서부터 "무책임한 사람에게는 천만 서울시를 맡길 수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사람만이 서울시를 구할 수 있다"고 했다. 나 후보는 이날 1대1 토론 상대방인 오 후보를 겨냥한 듯, 코로나·부동산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인하고 끈질긴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후보는 토론 막바지에도 "오 후보가 얼마 전 세종시 국회 이전을 또 주민투표에 부치겠다고 했는데, 제가 그때 든 생각이 10년 전 무상급식 투표였다"고 오 후보의 약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나 후보는 또 "얼마 전 퀴어축제 관련 답변도 '위원회가 결정하면 된다'고 하고, 출마할 때도 '조건부 출마'를 했다. 오 후보의 소신과 철학이 뭔지 중요한 부분을 번번이 미루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 후보는 "조건부 출마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에게) 우리 당에 들어오라고 한 것"이라며 "퀴어축제에 대해서는 첫째, 성소수자 등 소수자 인권을 보호·배려해야 하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한다. 둘째, 서울광장·광화문광장 이용이 문제인데 그것은 광장사용심의위훤회가 결정하면 된다. 셋째, 제 개인 소신을 물으셨는데, 저와 그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이 3가지면 충분히 답변이 된다"고 맞받았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어제 (TV토론에서) 저에게 '원내대표 할 때 한 게 뭐냐'고 한 말씀을 듣고 참 야속했다"고 하자 "나 후보가 총선 패배책임론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한 것 같다"면서 "제가 말씀드린 속뜻은 장외투쟁을 열심히 한 것을 비난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얻은 게 없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오 후보는 "사실 본인은 굉장히 뼈아프셨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치는 결과 책임"이라고 나 후보를 또 한 번 겨냥했다. 그는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실수도 많았고 심려도 많이 끼쳤다. 여러분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해서 실망도 많이 하셨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책감이 더 큰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염치없이 다시 한 번 사랑을 호소한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제기한 '총선·패스트트랙 책임론'에 대해 "저는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을 다했다. 국민과 함께 광화문에 나가서 싸우고, 국회에서도 무수한 투쟁과 협상을 했다"고 반박하며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 후보는 총선 패배를 누구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남 탓하는 정치로는미래가 없다"고 했다. "(오 후보는) 본인 패배도 중국 동포 탓, 특정 지역 탓 하는 것을 보고 귀를 의심헀다"는 지적도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 앞서 주먹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두 후보는 모두·마무리 발언(각 2분씩)을 제외하고 총 토론시간 32분 가운데 25분 이상을 공약 검증·비판에 할애했지만, 정책 토론에서도 날선 신경전은 계속됐다. 오 후보가 나 후보 공약의 재원 마련 방안이 부실하다며 "단언컨대 못 만든다"고 공격하면 나 후보가 "할 수 있다. 어디 두고 보시라"고 맞받는 식이었다.

오 후보가 나 후보 공약의 현실성을 지속적으로 문제삼으며 "(불가능한데) 자꾸 우긴다"고까지 하자 나 후보는 "1년 임기를 손놓고 있겠다는 자세로는 서울의 전시(戰時)를 극복할 수 없다"며 "왜 그렇게 소극적인 시정을 하려고 하느냐"고 되치는 한편, 오 후보가 내놓은 '안심소득' 공약에 대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 이것이 지금 가능한지 재고해 보라"고 반격도 가했다.

오 후보의 부동산 공약 가운데 민간 토지를 임대해 주택 공공임대 사업을 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 후보가 "민간에 안 쓰이는 토지가 어떤 토지냐. 외진 곳, 거기에 집을 지어도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불편한 곳 아니냐"며 "예전에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시절 했던 시프트 사업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는데, 이에 오 후보는 발끈하며 "시프트는 매우 성공적 제도"라고 반론했다.

나 후보가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 SH가 매년 2000억씩 적자가 났다"고 하자 오 후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따지고 보면 SH 자산이 10조 늘어난 흑자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그건 아파트 값이 올라서 그런 것 아니냐"며 "결국 부동산 값이 올라서 적자를 면한 거지, 오르지 않았으면 (흑자가) 나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SH 현금성 자산은) 2000억씩 1조 적자가 났다"고 재반박했다. 공공 주도 임대사업이란 면에서 "문재인 정부 2.4 대책과 뭐가 다르냐"는 공격도 했다.

오 후보는 거꾸로 나 후보의 토지임대부 주택 공약 등은 법적 준비작업 등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매년 1만 가구를 한다고 했는데, 임기 1년 시장이 1년 내에 혜택을 드릴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나 후보가 "빨리 하면 1년 내에 착공은 할 수 있다"며 "희망을 드릴 수는 있다"고 하자, 오 후보는 "희망? 그건 인정하곘다"고 웃음 섞어 응수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