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백신 접종후 감염·입원 급감"..이르면 6월 모든 봉쇄 해제

방성훈 2021. 2. 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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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후 80세 이상 감염 57% 감소..중증은 75%
화이자 백신 1차 투약후 감염 예방 72%, 2차는 86%
입원 위험도 크게 줄어..화이자 85%·아스트라 94%
英, 봉쇄 완화 로드맵 발표..3월 학교 재개·6월 전면 철폐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감염, 입원, 사망 사례가 크게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신감을 얻은 영국 정부는 봉쇄 조치를 단계적으로 풀어 이르면 오는 6월 전면 해제하기로 했다.

英 “백신 접종시 미접종자보다 감염·입원 현저히 감소”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영국 보건위생국은 이날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뒤 80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감염 사례가 57%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국 최고의료책임자 겸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는 “이는 가벼운 증상까지 포함한 수치로, 중증의 경우 1차 백신 투여 후 약 75%까지 감소했다”고 부연했다.

영국 보건당국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는 △노인에 대한 예방 접종 효과 분석 △백신을 접종한 경우와 미접종한 의료진 간 감염 사례 △500만명 이상의 스코틀랜드 예방 접종 데이터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차 접종 후엔 모든 증상에 대한 예방 효과가 88%까지 증가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3주 뒤 감염이 72% 감소했으며, 2차 접종 후엔 86%까지 감염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엑시터 대학의 데이비드 스트레인 박사는 “2차 접종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1차 백신 접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기존 1차 접종자에 대한 2차 접종 시기를 연기한 상태다.

앞서 이날 BBC방송 등 영국 언론들은 에딘버러대학의 연구를 인용해 스코틀랜드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들의 4주 후 입원 위험이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보다 각각 최대 94%, 8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구진이 작년 12월 8일부터 올해 2월 15일까지 스코틀랜드인 540명에 대한 건강기록을 예비 분석한 결과다. 이 기간 동안 스코틀랜드 인구의 21%인 114만명이 백신을 맞았다. 화이자 백신은 약 65만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 49만명이 접종받았다. 연구진은 백신 1회분을 맞은 이들과 아직 접종하지 않은 이들을 비교했다.

화이자는 자사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며 95%의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지만, 시험 참가자 대부분이 55세 이하여서 그동안 고령층에 대한 효능 논란이 제기돼 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각국 정부로부터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승인이 지연됐다.

하지만 이날 영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조사 결과는 노인들에게도 상당한 효과가 입증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더러, 영국 정부과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낙관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WSJ은 진단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발빠르게 자국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한 것이 주효했다고 신문은 평했다.

실제로 임상시험 결과에서 타사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인기가 없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입원 위험을 줄이는데 더 높은 예방률을 보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英정부 ‘자신감’…“이르면 6월부터 일상 복귀”

자신감을 얻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총 4단계로 이뤄진 봉쇄 완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1단계는 3월 8일부터 학교 등교를 재개하고 야외 공공장소에서 2인까지의 여가활동을 허용한다. 같은달 29일부터는 6명까지도 가능하다. 2단계인 4월 12일부터는 일반적인 비필수 상점, 야외 술집, 미용실, 헬스장, 도서관, 박물관 등의 영업 재개를 허용한다.

5월 17일부터 시작되는 3단계에는 30인까지 야외 모임이 가능하며 실내에서도 6명까지 만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식당, 술집, 호텔, 영화관, 스포츠 경기장도 개장토록 했다.

마지막 4단계는 6월 21일 이뤄지지며 나이트클럽 등 마지막까지 영업을 제한했던 모든 업체들이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된다. 결혼식 참석 인원 제한 등의 법적 규제도 일제히 철회된다. 사실상 봉쇄 조치를 전면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존슨 총리는 다만 “6월 21일이라는 전면 봉쇄 해제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가능한 가장 빠른 날짜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날짜가 아니라 데이터에 따라 (단계적 봉쇄 완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80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 종사자들에게 최우선적으로 백신을 배포하기 시작했고, 이달 15일까지 4개 취약집단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다.

영국 정부는 당초 계획과 달리 2차 접종까지의 기간을 최대 12주로 연장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 1차 접종을 실시하기 위해서다. 화이자는 3주, 아스트라제네카는 4주를 각각 권장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오는 4월 말까지 50세 이상의 모든 자국민에게, 7월 말까지는 모든 영국인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게 영국 정부 방침이다. 지금까지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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