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리더로 나선 최태원, 정·재계 '가교' 역할 주목

김위수 2021. 2. 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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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오는 3월 임기를 마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각 사 혹은 각 단체>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경제계 대표 단체로 부상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정·재계와 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대한민국의 앞날,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내놓은 최 회장은, 취임 직후 정보통신(IT), 스타트업, 금융 등의 요직에 있는 젊은 경영진들을 부회장단으로 영입하는 등 곧바로 '젊은 피'를 수혈했다.

최 회장은 1960년생으로 허창수(1948년생)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번에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내정된 구자열(1953년생) LS그룹 회장 등 다른 경제단체장들보다 젊지만, 1998년부터 국내 4대 그룹의 한 축인 SK그룹을 이끈 노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재계 대표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이다.

그러면서 이재용(1968년생)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1970년생)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1978년생) LG그룹 회장, 신동빈(1955년생)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과도 수시로 교류하며 실질적인 맏형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여기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두산 부회장 등 50대 재계 리더들을 대거 서울상의 부회장단으로 영입하며 재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정치권과 관계 개선·일방적 규제입법 저지 등 과제 산적= 최 회장이 실질적인 재계 대표단체인 대한상의를 맡긴 했지만 처한 상황은 만만찮다. 상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법안이 무더기로 국회를 통과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실적 악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인들은 경제단체들이 재계를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경제단체들이 역할을 못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수십차례 국회를 드나들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입법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정치권이 재계의 목소리를 전혀 받아주지 않는 것에 대한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앞으로 쏟아질 정치권의 규제입법도 만만찮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1대 국회 개원 이후 지난 10일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고용·노동법안 364개 중 규제 강화법이 229개로 전체의 6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미지 개선 등 정부·재계 간 가교 역할 기대= 이 같은 상황에서 최 회장이 경제단체의 대표로 등판함에 따라 재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을 중심으로 주요 경제단체들이 연대해 정치권에 기업의 애로사항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특히 최 회장이 최근 몇 년간 사회적 가치(SV) 창출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로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해 주고, 동시에 경제 활성화와 상생이라는 선순환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 역시 이 같은 재계의 바람을 잘 알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의 회장 취임 인사말에서 "무거운 중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이야기가 있어야지, 혼자서는 이 일을 해 나가기 어렵다"고 심적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경제 발전에 본인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대한상의 측은 이날 의원 총회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전통적인 제조업뿐 만 아니라 IT 등 새로운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산업계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정일·김위수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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