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지진계, 고장난 채 반년 넘게 방치됐다

김보겸 2021. 2.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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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설치한 지진계 2대가 고장 났는데도 방치해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원자로 건물에 설치한 지진계 총 2대가 고장난 사실을 알면서도 수리하지 않고 6개월 넘게 사실상 버려뒀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이날 위원회에 "원인 규명이 안 되면 다시 설치해도 또 고장 날 수 있다"며 "연이어 고장이 나면서 원인을 규명하고 지진계를 설치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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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3호기 지진계 2대 고장 뒤늦게 인정
도쿄전력, 알면서도 수리 안 한 사실 드러나
지난 13일 규모 7.3 강진 기록 못 해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이 지난 13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진에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설치한 지진계 2대가 고장 났는데도 방치해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그 결과 지난 13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 데이터도 얻지 못했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원자로 건물에 설치한 지진계 총 2대가 고장난 사실을 알면서도 수리하지 않고 6개월 넘게 사실상 버려뒀다. 도쿄전력 측은 전날 원자력 규제위원회 검토회의에 참석해 지진 영향을 보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3월 원자로 3호기 1층과 5층에 각각 1대씩 지진계를 설치한 바 있다. 원자로 건물 등의 내진성 등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1층 지진계는 지난해 7월 폭우로 침수되며 고장 났고, 5층 지진계는 지난해 10월부터 측정 데이터에 오류가 생기는 문제가 발견됐다.

그럼에도, 도쿄전력은 고장 난 지진계에 대해 반년 넘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이날 위원회에 “원인 규명이 안 되면 다시 설치해도 또 고장 날 수 있다”며 “연이어 고장이 나면서 원인을 규명하고 지진계를 설치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장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렸다. 빠르게 복구했어야 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다만 지진계 설치는 법에 따라 의무화된 건 아니다. 3호기 건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사고 영향을 받아 내진성을 검토하기 위해 지진계를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고장난 지진계를 방치함으로써 지난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의 규모 7.3 지진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회는 도쿄전력에 “지진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을 얻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한다.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요구했다. 아사히신문도 “지진계 설치가 의무화된 것은 아니지만 수리 등 대응을 하지 않아 (13일 지진에 대한) 귀중한 데이터를 얻을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의 늑장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3일 강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서 보관 중인 오염수 저장 탱크 중 정상 위치에서 이탈한 탱크가 있는 것을 다음 날 확인하고도 지진 발생 닷새가 지나서야 공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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