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테슬라 꺾을 유일한 전기차 '아이오닉 5'..가능성은?

박태준 2021. 2. 23. 1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첫 배터리 전기차 '아이오닉 5'가 23일 세계 무대에 처음 공개됐다.

아이오닉 5는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 돌풍을 꺾을 가장 현실적 모델로 꼽힌다. 전기차 분야 업력은 테슬라에 비해 크게 짧지만 제품 완성도와 생산력, 가격경쟁력 등 완성차 업계 고유의 경쟁력은 아직 한 수 위라는 평가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를 시도 중인 현대차다. 아이오닉 5와 3년째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 모델3와 판매 경쟁은 올해 자동차 업계 최대 관심사로 주목된다.

23일 글로벌 행사를 통해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5.

◇오랜 완성차 기업 vs 전기차 전문기업

현대차 아이오닉 5와 테슬라 모델3, 모델Y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경쟁이 예상되는 모델이다. 전통 완성차 업체가 테슬라에 내어준 전기차 선두 자리를 되찾아올지 가늠자가 될 첫 시도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테슬라 모델3.

세계 자동차 판매량 1·2위인 폭스바겐은 작년에 전용플랫폼을 장착한 보급형 전기차 'ID.3'를 내놨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아직까지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전동화 특성은 물론 현존하는 최첨단 주행·편의·안전 기능을 모두 담아 경쟁에 뛰어 들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아이오닉 5는 자동차로서 제품 완성도 등 테슬라 단점을 보완했다. 여기에 기존 완성차 강점인 생산능력을 앞세운 가격경쟁력과 각종 첨단 기능을 탑재했다.

배터리 사고, 반자율 주행 등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동화 경쟁력을 키운 테슬라에 비해 아직 아이오닉 5는 시장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일단 테슬라에 없는 새로운 기술·기능을 담으며 차별화를 기했다.

아이오닉 5는 테슬라가 크게 시도하지 못한 공간 활용도가 돋보인다. 전용플랫폼(E-GMP) 장착과 완성차 고유 차량 엔지니어링 기술로 공간활용도를 크게 높였다.

또 V2G(Vehicle to Grid)·V2L(Vehicle to Load)과 같은 전기 에너지 이동 편의성을 갖췄다는 점도 강점이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자유자재로 꺼내 쓸 수 있는 V2L 기능을 탑재해 최대 24㎾h 전기를 활용할 수 있다. 차박(자동차 야영)뿐만 아니라 스낵카, 행사 차량 등 기존 디젤 발전기 대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400V·800V 멀티형 초급속 충전기능과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등도 탑재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향후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무선 충전 기술 탑재도 시도하고 있다.

23일 글로벌 행사를 통해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된 현대차 아이오닉5.

반면에 테슬라는 현대차가 가지지 못한 반자율주행, 배터리 운행 데이터 확보로 전동화 차량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린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는 시장 초기부터 고가 모델(모델S·X)를 내놓으며 제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시장을 확대하면서 기존 고가 차량에서 검증된 기술과 기능을 모델3와 모델Y에 최적화시키며 상품성을 높였다. 그러나 테슬라의 단차 불량, 사후관리(AS) 등은 여전히 문제로 꼽힌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아이오닉 5가 테슬라 모델3·Y의 유력한 대체재로 꼽히지만 테슬라 5999만원 가격 전략과 코나 이슈 등에 보다 공격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V2L 기능은 이번 미국 텍사스 대정전 사태 같은 상황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현대차-테슬라, 가격 '신경전'

테슬라가 최근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첫 글로벌 데뷔를 3일 앞두고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이라, 아이오닉5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테슬라 측은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판매 가격을 3만7990달러(약 4222만원)에서 3만6990달러(약 4110만원)으로 내렸다. 모델Y 스탠더드 레인지는 4만1990달러(약 4667만원)에서 3만9990달러(약 4444만원)으로 인하했다. 테슬라코리아도 모델3 주력 트림인 롱레인지 모델 가격을 480만원 인하한 599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날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공개 행사에서 예상과 달리 정확한 판매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애초 알려진 대로 익스클루시브가 5000만원대 초반, 프레스티지가 5000만원 중반대라고만 언급했다. 아이오닉 5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될 현대차·기아 신형 전기차 가격도 줄줄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테슬라가 발 빠르게 가격을 조정하면서 아이오닉 5 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가 중국에 한해 차량 가격을 내린 적은 있지만,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가격을 인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테슬라 모두 자국뿐 아니라, 현재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시장 경쟁을 펼쳐야 한다. 가격 경쟁을 시작한 모양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