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전문가 검증 자문단 "화이자 백신, 16살 이상 사용 허가 타당"

최하얀 2021. 2. 23. 15: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세계 대유행]"65살 이상 고령자 예방효과도 94.7%"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자료사진. AFP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허가 신청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증 자문단’이 23일 “16살 이상 사용 허가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남은 두 차례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종적으로 16살 이상 사용 허가가 나올 경우, 질병관리청이 실제 청소년을 접종 대상자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65살 이상 고령층에게 화이자를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22일 열린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이날 회의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백신 전문가 및 임상 통계 전문가 등 7명이 참석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니타주’의 임상시험 자료 등을 살펴봤다. 제출된 임상시험 자료는 독일(1·2상)에서 수행된 시험 1건과 미국·아르헨티나·브라질·독일·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 6개국(1·2·3상)에서 수행된 다국가 임상시험 1건 등 모두 2건이다.

검증 자문단은 임상시험 결과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예방효과는 95%라고 밝혔다. 시험은 백신 또는 대조약물을 2회 투여한 뒤 7일째부터 각 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환자 비율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시험 결과, 백신군 1만8198명 가운데 8명이, 대조군 1만8325명 가운데 162명이 확진돼 예방효과가 95%로 계산됐다. 시험 참여자 가운데 65살 이상 고령자는 21.9%(8108명)였으며, 이들에 대한 예방효과도 94.7%로 나타났다.

검증 자문단은 임상시험에서의 안전성 경향성은 “허용할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 3만7586명 가운데 백신 투여와 관련성이 있는 예측되지 않은 이상사례를 접종 뒤 4주간 조사한 결과, 백신군의 약 20.8%에서 주사부위 통증, 발열, 피로,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있었다. 약물 관련 과민반응(두드러기)은 1건 발생했으며, 약물 관련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증상은 임상시험 기간 중 보고되지 않았다. ‘중대한 이상사례’ 발생 비율은 백신군 0.6%, 대조군 0.5%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백신 투여와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어깨부위 상처, 림프절병증, 심실성 부정맥, 요통·양측하지 통증 등 중대한 이상사례는 4건 발생했다.

특히 검증 자문단은 이날 화이자 백신을 16∼17살에도 투여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앞서 18살 이상을 대상으로 허가를 신청했던 아스트라제네카와 달리, 화이자의 임상시험이 16살 이상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논의 결과, 검증자문단은 “16∼17살 청소년의 면역반응이 성인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성인의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 가능한 점, 미국·유럽(EU)·영국·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16살 이상으로 허가한 점을 고려해 16살 이상에 허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식약처가 16살 이상으로 최종 허가하더라도 실제 16∼17살 접종 여부는 향후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 논의 등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날 “질병관리청에서 식약처의 허가사항을 고려해 여러 가지 시행계획에 참고하거나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8일 백신 특집 브리핑에서 청소년 접종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는 18살 이상으로 대부분 (국외에서) 허가가 나 있고 화이자 백신인 경우에는 16살 이상으로 조금 더 낮은 연령층까지 포함돼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며 “청소년에 대한 예방접종은 백신의 허가 범위가 변경되는 것을 좀 더 보면서 접종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는 오는 25일 두번째 전문가 자문 단계이자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한 번 더 검증하고 허가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논의한 뒤 26일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화이자가 3월 첫주 식약처의 허가를 받으면, 3월8일 시작으로 계획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가능해진다. 화이자 백신은 당초 3∼4분기에 1천만명분 공급 계획이었지만, 최근 조기 공급협상을 통해 3월 말 50만명분, 2분기 300만명분을 앞당겨서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접종되는 ‘코백스 퍼실리티’(세계백신공동구매 연합체) 물량 5만8천명분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게 하는 ‘특례수입’ 승인을 지난 3일 받아 허가 대상이 아니다. 이 물량은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다.

상반기 도입 물량이 늘어난 화이자 백신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일단 제외된 65살 이상 고령층에 접종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채널에이(A)>에 출연해 “화이자 백신이 3월 말~4월 초 들어오면, 65살 이상 어르신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가능성으로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며 “고령층에게는 화이자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걸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정경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65살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추가 임상시험 결과를 따라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든 화이자나 모더나 등 추후에 들어오는 백신에 대해 추가 논의를 거쳐 고령자에 대한 접종 백신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총리 말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확인이 늦어지더라도 화이자 백신 등으로 고령층에 대한 예방접종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