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찬바다 6시간 수영?..'잠수복 귀순' 합참 발표, 여전한 의문들

한기호 2021. 2. 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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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이 23일 "지난 16일 북한 남성이 북한 모처에서 잠수복을 입고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상으로 헤엄쳐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남아있다.

합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오전 1시 5분쯤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전방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암석지대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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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 잠수복 귀순. <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합참이 23일 "지난 16일 북한 남성이 북한 모처에서 잠수복을 입고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상으로 헤엄쳐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남아있다.

합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오전 1시 5분쯤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전방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암석지대에 버렸다. 이후 해안 철책 배수로를 통과해 민간인통제소(민통선) 소초 인근까지 이동했다.

의문점은 이 남성이 어떻게 한겨울 수온이 낮은 바다로 6시간가량 헤엄을 쳐 월남할 수 있었는가다.

합참은 월남 당시 해류가 북에서 남쪽으로 흘렀고, 귀순자가 어업에 종사했으며, 잠수복에 두꺼운 옷을 입어 부력이 생성했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월남 당시 기상은 월광(달빛) 15%에 가시거리 6㎞, 해류 방향은 북에서 남으로 0.2knot(0.37㎞/h) 속력이었고, 해수 온도는 6∼8도, 서풍이 10~13m/s로 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남성의 옷차림을 볼 때 어느 정도 부력(물에 뜨려는 힘)이 생성됐고, 해류 방향으로 미뤄 충분히 수영해서 넘어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합참의 판단이다.

북한 남성은 모자가 달린 패딩형 점퍼와 두꺼운 양말을 신고, 그 위로 잠수복을 입고 오리발을 착용했다. 잠수복은 손과 발까지 덮는 일체형으로 만들어졌다.

합참 관계자는 "당일 파도가 높았지만, 해류가 북에서 남쪽이었고 바다에 익숙한 귀순자 특성상 수영은 가능하다"고 했다.

겨울철 동해 해류가 남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해군 해양정보단의 자료에 북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것으로 나온다"고 답했다.

합참은 또 "미 해군 잠수 교본에는 수온 7도에서 5시간 정도 바다 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충분히 수영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당국이 미 해군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해수 온도에 따른 생존 가능 시간' 자료를 보면 6시간가량 수영했다는 합참 설명도 석연치 않다.

이 자료에는 방수복을 착용해도 해수 온도 8도에서는 생존 가능 시간이 2시간 15분이다. 6도일 때는 1시간 45분, 7도라면 2시간에 불과하다.

의식 지속 시간은 더욱 짧다. 해수 온도 8도에서는 방수복을 착용해도 의식 지속 시간은 45분 남짓이다. 미 공군 탐색구조사TF 자료에도 해수 온도 4∼10도에서는 30∼60분이면 탈진 또는 의식불명 상태가 된다. 이 온도에서 최대 생존 가능 시간은 1∼3시간가량이다.

동해선 철로 개통 시 만들어진 배수로를 몰랐다는 합참의 설명도 석연치 않다.

합참 관계자는 "동해선이 개통되면서 콘크리트 방벽을 쌓았고, 그 방벽 밑으로 배수로 3개를 설치했다"고 했지만,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은 이 배수로 3곳을 관리목록에 넣지 않았다. 애초부터 몰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동해선 철로 공사 때 공병부대도 관여해 설계도가 있었는데도 부대가 이를 확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배수로 지름이 90㎝였는데도 이를 못 봤다는 설명도 석연치 않다.

합참 관계자는 "상당한 시간 전에 설치돼 있었는데 과거 부대가 교대하면서 인수인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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