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로 숨진 이란 여성, 시어머니 요구로 시신 교수형 강행

이철민 선임기자 2021. 2. 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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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 집행 순서를 기다리던 여성이 심장마비로 숨졌지만, 시어머니의 요구에 따라 교수형이 그대로 집행됐다고, 영국 일간지 타임스와 BBC 페르시아어 방송, 프랑스의 반체제 단체인 ‘이란저항국민전선’ 등이 23일 보도했다.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7일 교수형에 처해진 자흐라 이스마일리. 그의 변호사는 이스마일리가 순서를 기다리며 16명의 교수형 모습을 보다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이 멈췄지만, 그대로 교수형이 집행됐다고 소셜미디어에 폭로했다./이란저항국민전선, 영국 타임스

자흐라 이스마일리(42)라는 이 여성의 변호사 오미드 모라디에 따르면, 이스마일리는 지난 17일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러온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교수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집행 순서가 빠른 16명이 교수형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결국 그는 자신이 딛고 설 의자에 오르기 전에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변호사 모라디는 “이미 숨이 멈춰 숨진 것 같았지만, 시어머니는 직접 의자를 발로 차 잠시라도 이스마일리가 발밑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해, 생명 없는 몸이 매달려 교수형이 집행됐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다.

살해된 이스마일리의 남편은 이란 정보부의 고위 관리였다. 타임스는 “이날 모두 17명의 교수형을 집행한 라자이 샤흐르 교도소는 수도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에 있다”며 “이 교도소는 수감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악명이 높고, 이란 기준에서도 하루에 17명 처형은 드문 경우”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작년에도 12월초까지 233명의 사형을 집행해, 중국 다음으로 많았다.

한편 프랑스의 ‘이란저항 국민전선’은 21일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유엔인권 고등판무관실과 여성인권 유엔 특별조사관에게 강력한 규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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