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내 취미는 공동묘지 청소

문정실 작가 2021. 2. 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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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G]

박민영 아나운서

오늘 뉴스G는 특별한 취미활동에 대한 내용이죠?

금창호 기자

예. 오늘 내용을 보시면 취미와 봉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많은 청소년들이 대입원서나 입사지원서의 취미, 봉사 칸을 채우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기울이는데, 호주의 한 소녀는 ‘묘비 청소’를 즐긴다고 합니다. 

남다른 취미를 갖게 된 계기와 의미, 함께 보시죠.

[리포트]

“안녕하세요. 저는 타베타 클리먼이라고 해요. 열 두 살이고, 호주의 트위드 헤즈 출신이에요.” 

해변과 댄스를 좋아하는 이 금발 소녀의 취미는 바로 공동묘지에서 묘비를 청소하는 것입니다. 

“먼저 나뭇잎들을 치운 다음에 수세미로 닦아내요. 10분 정도 하죠. 그리고 나서 물을 끼얹고 다시 수세미로 청소해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물을 부은 후 커다란 타월로 깨끗하게 닦아 마무리하면 묘비 청소가 끝납니다. 

하나의 묘비를 청소하는 데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클리먼이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의 무덤을 청소하기 시작한 것은 네 살 무렵. 

새로 이사한 집 근처의 공동묘지를 두려워하던 딸에게 소녀의 엄마가 묘비 청소를 제안한 것이죠.

클리먼은 지난 8년 동안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반드시 공동묘지를 찾았습니다.

공동묘지에 있는 3500개의 묘비를 청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년, 지금까지 각 묘비를 8번 정도 청소한 셈입니다.

그 사이 네 살 소녀가 느꼈던 두려움은 누군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존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저는 한번 마음을 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요.”

친족의 무덤을 찾은 사람들이 깨끗해진 묘비를 보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클리먼. 

지난해에는 지역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클리먼은 앞으로도 묘비 청소를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언젠가 아무도 찾지 않는 묘비를 돌보는 사업을 시작할 계획도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이 진정한 취미이고 자원봉사라고 할 수 있겠죠.

클리먼은 다른 친구들도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기를 바랍니다.

“(저처럼) 묘비 청소를 할 필요는 없어요. 다른 일도 많아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걸 직접 느껴보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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