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귀순 北남성 CCTV 10회 찍혔지만 8번놓쳐

한기호 2021. 2. 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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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이 지난 16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오리발 귀순'을 할 당시 감시장비에 10차례 찍혔지만, 군은 8번이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일체형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하한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배수로를 통과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까지 이동, 식별될 때까지 3시간11분 동안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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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北남성 CCTV 10회 포착에도 8번 놓쳐…軍감시망 3시간 뚫려 <연합뉴스>

북한 남성이 지난 16일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오리발 귀순'을 할 당시 감시장비에 10차례 찍혔지만, 군은 8번이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일체형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하한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배수로를 통과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까지 이동, 식별될 때까지 3시간11분 동안 모르고 있었다. 또 소초에서 포착된 지 31분 만에 주요 부서와 직위자들에게 상황을 전파해 늑장 대응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현장 조사에서 북한 남성이 통과한 해안 철책 배수로(직경 90㎝·길이 26m)는 동해선 철로 공사 때 설치됐으나 해당 부대는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전비태세검열단의 현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 남성은 16일 오전 1시 5분쯤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전방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암석지대에 버렸다.

검열단이 해당 부대의 해안 CCTV를 확인한 결과, 오전 1시 5분부터 38분까지 4대의 CCTV에 이 남성이 5회 포착됐고, 상황실 모니터에 2회 경보음(알람)이 울렸다.

그런데도 상황실 감시병은 자연상 오경보로 추정해 이를 놓쳤고, 해당 부대에서는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4시 12분에서 14분 사이 동해안 최전방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CCTV에도 북한 남성이 3회 포착됐으나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고, 위병소 근무자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어 오전 4시 16분부터 18분 사이 민통선 소초 CCTV에 2회 포착돼 근무자가 식별하고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남성은 CCTV에 총 10차례 포착됐고, 군은 9, 10번째 포착됐을 때야 식별하고 상황을 전파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늑장 보고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통선 소초에서 오전 4시 16분쯤 식별하고 31분이 지난 4시 47분에야 주요 부서와 직위자에게 전파했기 때문이다. 22사단장에게는 식별 34분 뒤에 보고됐다.

합참은 "북한 남성이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수로를 확인하기 위해 해안 수색 간에 부대 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 3개소를 식별했다"면서 "배수로 차단물의 부식 상태를 고려할 때 미상 인원 통과 전부터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작년 7월 탈북민 김모 씨가 인천 강화도 월곳리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이후 일선 부대에 수문 및 배수로 일제 점검을 지시했지만, 이런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합참은 22사단과 8군단의 초기 상황 판단 때 엄중한 상황임에도 안일하게 대응했고, 상황 조치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는 등 작전 수행이 미흡했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합참은 후속 대책으로 원인철 합참의장 주관 작전지휘관 회의를 개최해 전 부대 지휘관, 경계작전 수행 요원의 작전 기강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합참, 육군본부 통합으로 22사단의 임무 수행 실태를 진단하고, 부대 편성과 시설, 장비 보강 소요 등 임무 수행 여건 보장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22사단장 등 지휘계통의 문책 여부에 대해서는 국방부에서 조치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대책은 그간 '노크 귀순'과 '철책 점프 귀순' '배수로 월북' 등의 후속대책을 재탕한 것이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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