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빚투·영끌에 작년 가계빚 125조8000억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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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주택 가격 폭등과 빚투 열기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가계빚이 125조8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44조5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편입된 2003년 이후 분기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은행권의 신용대출과 달리 지난해 4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신용대출은 오히려 3분기 3조9000억원에서 4분기 5조8000억원으로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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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72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44조2000억원 증가했다. 연간 가계신용 증가 규모는 125조8000억원으로 증가율(7.9%)은 2017년(8.1%) 이후 최고치다.
금융 당국이 지난해 말 들어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대출 급증을 막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시작된 시점이 늦은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출까지 막을 수 없는 한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44조5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편입된 2003년 이후 분기 사상 최대치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증가 폭이 확대되었으며,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및 비은행예금취급기관(제2 금융권)의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다만 카드·할부 금융사를 통한 할부구매를 의미하는 판매신용을 포함한 가계신용은 44조2000억원으로, 3분기보다 조금 줄며,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감소 등이 발생하며 판매신용은 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한해 가계 빚 증가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에도 주택 거래량이 계속 증가했고,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불기 시작한 주식투자 열풍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분기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1분기 17조3000억원에서 2분기 24조2000억원, 3분기 39조7000억원, 4분기는 44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하는 기타대출 분기 추이를 보면, 가계의 투자 패턴이 읽힌다.
지난해 말까지 집값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은행권의 주택 담보 대출도 꾸준히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8조7000억원에서 2분기 10조2000억원, 3분기 13조6000억원, 4분기 1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타대출은 하반기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1분기 기타대출은 4조2000억원, 2분기 4조1000억원이었다가 3분기 12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4분기 1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금융권의 신용대출 규제로 그나마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권의 신용대출과 달리 지난해 4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신용대출은 오히려 3분기 3조9000억원에서 4분기 5조8000억원으로 늘어나는 풍선효과를 보였다.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생계대출도 있다.
지난해 판매신용은 1분기 6조1000억원 줄었다가 2분기와 3분기 각각 1조6000억, 4조9000억원 늘었다가 4분기는 다시 2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상황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분기 1.5%, 3분기 0%, 4분기 -1.7%를 기록했다.
가계 빚이 크게 늘어나면서 정부는 올해들어 일반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을 폭넓게 제한하는 규제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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