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명부 작성할 땐 전화번호 대신 개인안심번호로~

2021. 2. 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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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일상으로 요즘엔 어딜 가도 수기명부를 작성하거나 QR코드를 활용해 인증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나 대형 식당 등에는 QR 인증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기들이 입구 등에 비치된 경우가 많은데 소규모 업장에는 주로 방문객 명부를 비치해 놓고 있어 이곳에 개인정보를 적고 들어가야 한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르고자 하루에도 몇 번씩 사는 곳, 전화번호 등을 기입하고 있는데 과연 이렇게 공개된 내 정보들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걸까? 개인정보를 악용한 범죄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현대 사회에서 불특정 다수가 보는 명부에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쓰고 지나갈 때마다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상처럼 되어버린 출입명부 작성과 체온 측정, 손 소독 등.


혹시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수집해 가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지만 코로나19 역학조사에 필요한 과정이다 보니 대체로 꼼꼼하고 정확하게 작성을 해오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수기명부 작성과 관련해 개인정보 노출 등의 문제로 논란이 지속되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지난해 9월 1차적으로 개인정보 관리 실태 점검 내용과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규모에 따라 1~2일치 방문자 개인정보가 한 장에 기록되기도 하고 또 별도로 잠금장치나 파쇄기가 없는 업소들이 많아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분명이 있다고 한다. 이에 수기명부 작성 시 성명을 제외한 휴대전화번호와 시·군·구만 기재해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한편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장하는 경우엔 수기명부 작성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설명하며 수기명부 작성 방법 변경에 대해 지침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안심번호 도입 홍보 포스터.(출처=개인정보보호위원회).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최근 업무보고를 통해 관련 후속 조치로서 수기명부에 기입하는 휴대전화번호를 대신할 개인안심번호를 도입한다고 해 관심이 간다.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생기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대체할 숫자 4자리와 문자 2자리로 이뤄진 총 5자리의 ‘코로나19 개인안심번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숫자와 문자로 이뤄져 있고, 최초 1회만 발급하면 코로나19 종식 시까지 계속 이 번호를 쓸 수 있다고 해 직접 발급받아 사용해 보고자 했다.

개인안심번호란?(출처=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안심번호는 네이버, 카카오, 패스 등의 QR 체크인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 QR 체크인을 하기 위해 접속하는 경로와 같은 방식으로 QR을 구동하면 하단에 6자리의 안심번호가 표출이 된다. 이용자는 수기명부를 작성할 때 휴대전화번호 대신 이 안심번호를 기재할 수 있다.

개인안심번호는 고유번호다. 발급기관이 달라지더라도 QR 체크인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번호는 동일하기 때문에 한 번만 외워둔다면 이후 명부 작성 때마다 QR을 켤 필요 없이 이를 활용하면 된다고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이는 휴대전화번호를 무작위로 변환한 문자열로 개인안심번호를 활용하면 휴대전화번호 유출 및 오·남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인한 허위 기재 감소 등으로 보다 정확한 역학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개인안심번호 발급 화면.


한편 개인안심번호의 도입을 위한 정부-시민사회-민간의 협업도 눈길을 끈다. 먼저 ‘코드포코리아’란 이름으로 뭉친 시빅해커 7명이 개인안심번호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기부했다고 한다. 또 이렇게 개발된 개인안심번호를 QR코드 발급기관인 네이버, 카카오, 패스에서는 국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QR 체크인 화면에 표출하는 등 공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기도 하다. 나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정보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에 개인안심번호 사용법 교육을 포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QR 체크인 화면을 통해 표출되는 개인안심번호를 확인해 지난 주말부터는 이를 활용하고 있다. 방문자 명부를 작성해야 하는 곳을 마주하면 개인정보 노출이 걱정됐었는데 이제 휴대전화번호 대신 암호와 같은 6자리를 적으면 된다고 해 그간의 찝찝했던 상황이 해소된 듯하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각종 방역조치에 대한 피로감이 가중된 상태에서 방문하는 곳마다 전화번호를 남겨야 하는 일 또한 여러모로 불편했었는데, 안심번호의 도입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이나마 덜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수기명부 작성을 하며 연락처 등의 정보를 남겨놓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이제 개인안심번호를 이용하도록 하자. 보다 안전한 데이터 활용과 보다 정확한 역학조사에 오히려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정책기자단|한아름hanrg2@naver.com
더 깊게 느끼고, 질문하는 글쓴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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