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성적 지상주의만의 문제일까

기자 2021. 2. 2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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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서는 일선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스토킹, 신체폭력, 사이버폭력, 금품갈취, 성폭력, 강요와 같이 학교폭력을 몇 가지 방식으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의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분류하는 것은 방식에 대한 분류와는 달리 쉽지 않다.

운동부 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성적 지상주의'가 종종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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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교육부에서는 일선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스토킹, 신체폭력, 사이버폭력, 금품갈취, 성폭력, 강요와 같이 학교폭력을 몇 가지 방식으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폭력의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분류하는 것은 방식에 대한 분류와는 달리 쉽지 않다.

“나보다 약해 보여서” “나보다 못해서” “그냥 화가 나서”와 같이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원인을 몇 가지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최근 스타급 선수들이 운동부 학생으로서, 또는 일반 학생으로서 초·중·고교 재학 시절 다른 학생에게 가했던 폭력으로 인해 지탄을 받고 있다.

운동부 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으로 ‘성적 지상주의’가 종종 지적된다. 일반 학생들이 수능 점수나 내신 성적으로 줄을 서듯, 운동부 학생들은 대회 성적으로 줄을 서게 된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말을 학생과 학부모가 수용하지 않듯 운동부 학생과 학부모, 지도자에게 “대회 성적, 또는 승패가 전부가 아닙니다”는 말은 허언일 뿐이다. 운동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뇌리에 있는 ‘성공’이라는 단어와 연관된 이미지는 ‘최고’와 대학, 실업, 프로 진출이 될 것이다. 운동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졸업과 동시에 던져진 사회에서 방황의 시간을 겪게 된다.

운동하며 익혔던 체력, 기술, 전술은 새로운 진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일반 학생들도 그 과정은 유사할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자주 등장하는 핵심어 중 하나가 ‘자기주도(성)’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자발적, 적극적,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이 자기주도성이라고 여겨진다. 개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성취하는 것을 지향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학교 시스템과 구조는 학생, 학부모, 감독으로 하여금 운동부 학생의 자기주도를 지도 또는 수행할 수 없게 한다. 대회 순위와 승패가 학생의 진로에, 그리고 감독의 계약 연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나씩 바꿔야 할 때다. 시·도교육청이나 일선 학교에서 운동부 감독의 지위를 보장하고 교육자로서의 역량을 담보하는 의무교육을 실시해 학생선수로 하여금 운동부로서, 그리고 학생으로서의 역량 개발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강제하거나 강요하는 악순환의 대물림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너무 빨리 ‘운동부 학생이 관련된 학교폭력’이라는 현상을 해결하려고 하면 땜질이 될 가능성이 짙다.

조남기·숙명여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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