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은 미얀마의 '디지털 다방'.. 시민 불복종·민주화 운동 촉발제로

장서우 기자 2021. 2. 23. 12: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반(反)쿠데타 시위가 유혈사태로까지 번진 미얀마에서 군부가 연일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화 이후 미얀마 내 5400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뉴스와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페이스북이 '디지털 다방'(digital tea shop)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정보습득 전적으로 의존

시민간 온라인 매개체 작용

군부가 서둘러 차단하는 이유

반(反)쿠데타 시위가 유혈사태로까지 번진 미얀마에서 군부가 연일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화 이후 미얀마 내 5400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뉴스와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페이스북이 ‘디지털 다방’(digital tea shop)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인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시민 불복종’ 운동을 조직했다. 로힝야족(이슬람계 소수파) 집단학살 사태 당시 폭력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페이스북은 제1 차단 대상에 오르는 등 여전히 미얀마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민주화 운동의 주 무대가 되고 있다.

22일 BBC방송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까지 군부 통치하에 놓여 있었던 대부분의 미얀마인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었고, 국영통신회사인 MPT가 유심 카드에 수백 달러의 비용을 매기면서 모바일 보급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다 2011년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2014년 노르웨이와 카타르의 통신 회사가 진입 허가를 받았다. 미얀마인들이 제한 없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2010년 미얀마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페이스북은 진출 초기 단계에서 데이터 요금 없이도 자사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휴대전화에 미리 탑재된 채 판매됐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활동하는 정치 전문가 리처드 호시는 “미얀마는 하룻밤 새 온라인으로 연결됐고, 페이스북은 ‘디지털 다방’처럼 작동했다”고 분석했다.

2012년 불교계 다수파의 로힝야족 집단 학살 사건 당시 페이스북은 폭력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 불교인 소녀가 이슬람 남성들에게 강간당했다는 주장을 담은 게시물을 계기로 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향후 조사에서 사건 자체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군부 쿠데타 이후 시위대와 군부가 무력 충돌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전달하는 창구가 되면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은 혐오 관련 게시물을 제거하고,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 MRTV의 계정을 삭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면서 미얀마에서 “페이스북은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정서가 형성됐다. 인권 단체 프로그레시브 보이스의 린 후지마츠는 “페이스북은 미얀마인들의 일상생활과 완전히 통합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미얀마 군부에 대한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개막한 제46차 유엔 인권위원회 정기 이사회에선 미얀마 사태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졌고 미 재무부도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