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재개 20년만..부여 부소산성 서성벽·서문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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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서 서성벽과 서문지가 확인됐다.
23일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부여 부소산성 발굴조사에서 백제 성벽과 관련 시설(추정 서문지)과 통일신라부터 고려에 걸쳐 쌓인 성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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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충남 부여 부소산성(사적 제5호)에서 서성벽과 서문지가 확인됐다.
23일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부여 부소산성 발굴조사에서 백제 성벽과 관련 시설(추정 서문지)과 통일신라부터 고려에 걸쳐 쌓인 성벽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현장은 2월 23일 오후 3시 문화재청과 부여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부소산성은 백제 마지막 도읍으로 알려진 사비 왕궁지의 북쪽 배후인 데다 왕실의 후원(後苑)이자 왕궁에 버금가는 시설을 겸비한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1980~1990년대에 걸쳐 발굴조사를 펼쳤으나, 동성벽과 북성벽, 남성벽을 대상으로 한 터라 서성벽과 서문지에 대해서는 추정만 될 뿐 정확한 범위와 축성의 실태를 알 수 없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20여 년 만에 재개한 이번 발굴조사에선 서성벽의 문지와 함께 부소산 전체를 아우르는 백제 포곡식 성의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였고, 배수와 출입 관련 시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부소산의 남동쪽 정상부를 중심으로 형성된 통일신라의 테뫼식 성의(정상부를 둘러 쌓은 성) 축조 방식과 시기마다 달라지는 성벽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얻었다.
부소산성 내 백제 포곡식 성은 기본적으로 판축(흙을 켜켜이 다져 올리는 축조법)으로 축조되었고, 이외에도 판축 외벽만을 석축하는 방식, 두 겹 이상 판축하는 방식, 내벽에 배수로를 부석하는 방식 등이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조사된 서성벽 구간은 부소산성 성벽 중에 중심토루(흙을 다져 쌓아 올린 성벽)가 가장 견고하고 반듯한 상태로 확인됐다. 성벽의 판축층 너비는 약 4.8~4.9m이며 현재 남아있는 성벽의 높이는 최대 4.4m 정도다.
또한, 성벽의 중심을 이루는 판축층의 내외벽은 모두 흙으로 보강했는데, 일부는 가공한 석재를 이용하여 마무리했다.
백제 포곡식 성은 통일신라에 의해 재차 보수작업을 거쳐 꾸준히 활용됐다. 통일신라의 성벽 보수는 성 안쪽 벽면으로 와적층과 부석층을 조성하는 방식을 사용했고, 일부 구간에 한해 석렬이나 석축이 덧대기도 했다.
추정 서문지 지점은 부소산 남록의 추정 사비 왕궁지에서 서복사지를 거쳐 성 내로 진입하는 길목에 해당한다. 이곳은 원래 골짜기를 이루는 지점에 해당하며, 조사 결과 백제 성벽 판축층 위로 암거가 형성돼 있었다.
문화재청은 "암거의 상부구조는 안타깝게도 남아있지 않지만, 이 주변으로 문지공석, 원형 초석, 매우 잘 치석된 대형 가공석들이 산재해 있어 출입 목적의 구조물이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헀다.
백제와 통일신라 성벽이 연접한 지점에서는 백제 성벽 위로 통일신라 테뫼식 성벽이 만들어졌다. 테뫼식 성의 외벽은 기존의 백제 성벽을 수축해 사용했지만, 내벽은 백제 성벽 위에 기단석축을 부가해 축조했다.
성벽 시설층에서 축성과정 중 유입된 '회창7년'(會昌七年) 명문기와가 출토돼, 성벽의 조성 시기는 9세기 중반 이후임을 알 수 있다. '회창'은 당나라 무종때 연호로 847년으로 환산된다.
문화재청은 "서성벽과 추정 서문지의 확인을 통해, 백제 사비왕도 내에서도 핵심에 해당하는 성벽의 실체와 그 축성 기술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성과는 최근 한성기와 웅진기 왕성인 풍납토성, 몽촌토성, 공산성의 최근 발굴 성과와 함께 백제 중앙의 수준 높은 축성 기술과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올해에도 백제 서성벽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서문지의 존재 여부, 성벽 축조 공정 과정과 기법을 확인할 예정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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