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후의 세상읽기] 질문 하나만 바꾸면 되는데..

김현아 2021. 2. 23. 11: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카카오 직원이 SNS에 유서 형태로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고 이것이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직원들의 평가시스템에 '(리뷰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던 겁니다.

SNS에 유서를 올린 직원은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카카오 초기부터 수평적인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인지라 이런 사실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관점 디자이너)

최근 카카오 직원이 SNS에 유서 형태로 인사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고 이것이 언론에 소개됐습니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질문 하나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직원들의 평가시스템에 ‘(리뷰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던 겁니다.

이 질문에 대한 결과를 리뷰 대상자에게 그대로 전달합니다. “당신과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이 정도입니다!”라는 사실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이죠. 이런 사실을 전달받은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SNS에 유서를 올린 직원은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고 호소합니다.

카카오 초기부터 수평적인 소통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인지라 이런 사실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인사평가를 위해 여러 평가방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당신을 이 정도의 사람들이 싫어합니다”를 알게 해서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요?

아마도 문제점을 고쳐달라는 의도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이런 내용의 다면 평가를 직원들이 제안했다고 하지요.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평가를 받은 사람은 “왕따를 당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감정적인 충격을 느꼈을 겁니다.

질문은 생각의 방향을 바꿉니다. 영화 올드보이에 유지태의 대사 가운데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틀린 질문을 하니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지!”

만약에 답변자에게 이런 질문을 먼저 던졌으면 어땠을까요?

“나는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일까?”

아마도 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채웠을 겁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해서 저절로 마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를 통해 이런 교훈을 알려줍니다.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는 능하지 못하다.”

카카오의 그러한 평가시스템이 사람을 평가하는 데는 효율적일지는 모르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평가시스템은 아니었던 겁니다. 사람의 기본적인 인격을 지켜주면서 슬기롭게 인사평가를 할 수있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일의 효율도 중요하고, 평가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불행하게 하면서 그 목적을 달성해선 안됩니다. 카카오에 좀 더 세심하고 배려 있는 인사시스템을 기대합니다.

관점 디자이너 박용후

김현아 (chao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