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코로나19 터지기 직전 "전염병 대응 최상"..거짓 보고

양소리 2021. 2. 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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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됐던 이탈리아가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오기 불과 3주전 자국의 전염병 대응 태세가 '최상'이라고 평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지난해 2월4일 자국의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이 '5단계', 즉 최상의 수준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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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후 국가 팬데믹 대응 계획 갱신 안돼
코로나19 희생자 가족 소송서 주요 증거될 듯
[로마=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피우미치노) 공항에 설치된 백신 접종 센터에서 사람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이탈리아가 지난해 2월4일 자국의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태세가 '5단계', 즉 최상의 수준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 거짓 보고한 사실이 이날 드러났다. 이탈리아 초기 방역 실패를 놓고 소송 중인 코로나19 희생자 가족에 유리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1.02.23.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작년 3월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됐던 이탈리아가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오기 불과 3주전 자국의 전염병 대응 태세가 '최상'이라고 평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지난해 2월4일 자국의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이 '5단계', 즉 최상의 수준이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전달했다. 국제보건규칙(IHR) 가입국인 이탈리아는 매해 WHO에 자국의 보건 비상사태 관리 상황을 보고한다.

'5단계'는 국가의 보건 분야 비상 대응 조정 시스템과 비상사태 관리 센터와 연계된 사고 관리 체계가 검증됐으며 정기적으로 갱신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정작 이탈리아는 2006년 이후 국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대응 계획을 갱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자체평가 보고서는 현재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 지방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의 핵심 증거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베르가모의 코로나19 희생자 가족은 팬데믹 대응에 대한 과실 혐의로 주세페 콘테 당시 이탈리아 총리, 로베르토 스페란자 보건장관,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 주지사 등을 고소했다.

베르가모 지방검찰은 지난 1월 조사에서 이탈리아가 WHO 지침을 어기고 2013년과 2018년 해당 계획을 갱신하지 않았음을 밝혀낸 상태다.

보고서를 분석한 피에르 파올로 루넬리 전 장군은 "정부가 응답한 답변 70개 문항 중 60개는 '사실무근'이었다"며 "자체평가 보고서는 우리가 코로나19 비상사태에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 그 자체"라고 검찰에 말했다.

루넬리는 "정부는 우리가 준비가 됐다고 국민에 거짓말을 했다"며 "더 나쁜 건 WHO와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변국에 우리에게 없는 능력을 증명하겠다고 시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르가모 코로나19 희생자 가족의 대변인은 "이탈리아의 자체평가 보고서는 허위 진술에 대한 모든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는 심각하게 시대에 뒤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관리 체계 검증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유럽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국가다.

작년 2월21일 롬바르디아주 코도뇨에서 첫 지역 내 감염자가 나온 뒤 이탈리아 북부는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이 됐다.

실시간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오전 11시(한국시간)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9만5992명으로 유럽에서 영국(12만757명) 다음으로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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