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찰예능? 송은이·악뮤의 허술함이 주는 매력

김상화 입력 2021. 2. 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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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JTBC 관찰예능 <독립만세> , 안착 여부 가를 과제는..

[김상화 기자]

 
 JTBC 새 관찰예능 '독립만세'
ⓒ JTBC
 
JTBC가 새 예능을 하나 내놓았다. 매주 월요일 인기리에 방영되던 <싱어게인> 종영 후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등장한 프로그램은 <독립만세>. 제작진은 한 번도 혼자 살아보지 않았던 연예인이 생애 최초로 독립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관찰 예능이라 소개했다. 

<독립만세>가 선택한 주인공들은 다양한 연령대, 직종에 속한 인물들이다. 20대 음악인 남매, 30대 직장인과 반백살 예능인 겸 CEO 등인데 방송은 이들의 서툰 독립 생활 입문기를 유쾌하게 화면에 담았다.

"집나가면 O고생"
 
 JTBC '독립만세'의 한 장면. '반백살 연예인' 송은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애 첫 독립생활에 나섰다.
ⓒ JTBC
 
'연반인(연예인+일반인)' 재재의 홀로서기는 일반 2030 시청자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친구와 함께 자취 중인 재재에게 집은 그저 잠자는 곳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직장(SBS)에서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고 공동 생활하는 그로선 자신만을 위한 휴식 공간이 필요했다. 출퇴근이 용이한 곳을 찾던 차에 회사 인근에 '영끌(영혼을 끌어모아)'을 해 집을 얻기로 했다.

악뮤 이찬혁-수현 남매의 독립 이유는 무척 간단했다. 바로 통금으로부터의 해방. 인기 연예인이지만 밤 12시라는 통금시간이 이들에게 적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찬혁은 군대를 다녀오면서 자유로워진 편이지만 수현은 라디오 DJ를 맡았을 때만 밤 1시로 약간 늦춰졌을 뿐 여전히 12시의 제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수현은 친구들로부터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스튜디오에 함께 자리한 출연인들조차 '혼자 살고 있겠거니' 생각하는 연예기획사 대표이사이자 개그우먼 송은이는 아직까지 어머님과 함께 지내고 있는 자칭 '캥거루족'이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연예인 생활 30년 만에 독립을 꿈꾸고 있었다.

"원래는 대가족이었다. 시간이 지나 결혼해서 나가거나 하늘나라로 떠나고(아버지)... (독립을) 하려고 생각은 했는데 엄마에게 말이 안 나왔다. 때를 놓쳤다." 

아직까지 독립하지 않고 지내온 이유를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송은이는 이렇게 답했다.

각자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나만의 공간을 얻는다는 즐거움에 이날 4명의 출연자들은 부푼 꿈을 안고 이사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들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을 조금씩 실감하기 시작한다.

"이게 아닌데..." 이사 당일부터 시행착오
 
 JTBC '독립만세'의 한 장면. 악뮤 수현은 엄마 품을 떠나 오빠 찬혁과 각각 독립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 JTBC
 
악뮤 남매는 각자의 집으로 같은 날 이사를 하기로 한다. 어머니의 도움 속에 필요한 짐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나가는 자녀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당연히 서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남매를 차례로 끌어안고 석별의 정을 나눈 어머님과 달리 동생 수현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마자 이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새 집에 들어선 찬혁과 수혁은 이내 이삿짐을 대하는 방식에서 극과 극 성향을 보여줬다. 방안 구조에 맞게 세심하게 가구를 정하는 찬혁과 달리, 즉흥적으로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사 모은 수현은 막상 실물을 접한 후엔 물건의 용도조차 파악하지 못하며 허술함을 드러낸다. 

성공한 CEO답게 송은이는 넓은 마당이 있는 3층 규모 단독 주택을 마련했다. 이사 경험 자체가 사실상 없다 보니 후배 개그우먼 정정아의 도움을 받아 공인중개사의 소개로 몇 집을 둘러본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역시 서운한 마음 감추지 못하는 어머니의 배웅을 뒤로 하고 새 집에 들어섰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다. "이거 어디에 둘까요?"라는 이삿짐센터 직원의 질문에 정신이 멍해진 송은이. 결국 소속사 연예인인 신봉선을 급히 불러 짐 정리에 돌입하기로 한다.

송은이, 찬혁, 수현 모두 방식의 차이는 있었지만 당초 본인이 생각했던 이사와는 사뭇 다른 현실에 당황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는다. 

혼자 사는 연예인의 관찰 예능, JTBC는 좀 다를까?
 
 지난 22일 방영된 JTBC '독립만세'의 한 장면
ⓒ JTBC
 
예능 출연과 맞물려 이뤄진 이사와 독립생활이긴 하지만 작위적인 설정을 가급적 피하려는 점에선 제작진 나름의 고심도 엿보였다. 느지막한 나이에 혼자 생활에 나서는 딸을 걱정하며 편지를 남긴 송은이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 그 자체였다. 이를 통해 <독립만세>는 방송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진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다만 기존 예능의 색깔을 어떤 방식으로 희석시킬 수 있느냐는 <독립만세> 뿐만 아닌 '후발 주자 관찰 예능'에겐 크나큰 과제로 보인다. 보금자리를 떠나 새 둥지를 마련한다는 차이는 있지만 독립 생활에 나선 인물을 카메라로 살펴본다는 측면에선 MBC <나혼자산다> 혹은 tvN <온앤오프>를 떠올리는 시청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새집을 구하는 방식은 부동산 소재 예능 MBC <구해줘 홈즈>, 자신만의 로망을 담은 집을 찾아본다는 점에선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 또는 SBS <나의 판타집>의 요소도 담겨 있었다. 게다가 방식 또한 흔하디 흔한 관찰 예능 아닌가. <독립만세>의 안착 여부는 이와 같은 세간의 선입견을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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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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