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부족, 내년에도 이어질듯"..메모리 가격 가파른 상승세

황민규 기자 2021. 2. 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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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반도체 공급부족,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상황 아니다"
텍사스 한파, 일본 지진 등 악재까지 겹쳐 반도체 생산 차질
車에서 시작한 품귀현상, 전자·IT 분야 전체로 확대 조짐
연초보다 D램 가격 15% 급상승… 연말까지 상승세 전망

자동차산업을 비롯해 전자, IT, 소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의 여파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반도체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은 단기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텍사스 한파, 일본 지진 등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22일(현지 시각) 마켓워치는 시장조사업체 로페즈 리서치를 인용해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반도체 관련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요가 계속 커질 전망이며 적어도 연말까지는 반도체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 정도에 따라 내년까지도 여파가 계속될 가능성도 높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반도체가 생산되고 있는 클린룸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마켓워치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모바일을 비롯해 전반적인 IT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가속화하고 있고 업계는 이같은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리벨 로페즈 수석 애널리스트는 "세계 반도체 공급량은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더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로페즈 애널리스트가 언급한 두 가지 이상의 악재는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요 급증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 수요를 과소평가한 것, 10나노 이하 미세공정 전환 과정이 수율을 떨어뜨려 기대 이하의 생산량을 기록하게된 것 등이 꼽힌다.

로페즈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의 대부분은 이미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년간에 걸쳐 진행되어온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활성화와 함께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제품에도 반도체가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이같은 추세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스마트한 제품을 사고 싶지 않은 소비자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반도체 품귀현상은 자동차를 시작으로 업계 전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라인이 중단된 데 이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메모리까지 반도체 품귀 현상은 전방위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미국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S2)은 현지 한파 등의 영향으로 지난 16일(현지 시각) 가동중단에 들어가 아직까지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재가동까지 최소 1주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파로 전력 공급은 물론 반도체 용수 공급까지 원활하지 못해 재가동 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번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세계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용량의 약 1~2%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오스틴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트렌드포스의 예상이 다소 과하다고 보고 있지만, 주력 생산품목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컨트롤러 등의 생산에 적잖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르네사스는 지난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 여파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일부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네사스는 차량용 반도체 세계 3위 업체인 만큼 현지 완성차 업체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생산라인에 적잖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심상찮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가격이 연초와 비교해 무려 15.3%나 올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가격 상승은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이지만, 지나칠 경우 전체적인 소비자 제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등의 악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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