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음악의 전설' 다프트 펑크, 28년만의 해체

심윤지 기자 2021. 2. 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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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프랑스의 전설적인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가 28년만에 해체를 선언했다.

다프트 펑크는 22일(현지시간) 유튜브 채널에 ‘에필로그’라는 제목의 약 8분짜리 영상을 올려 팬들에게 해체를 알렸다. 영상은 이들이 2006년 연출한 영화 ‘일렉트로마’를 오마주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헬멧을 쓴 두 멤버가 사막을 걷는다. 걸음을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던 둘은 자켓을 벗는다. 멤버 한 명의 등에 부착된 시한폭탄 기폭 장치를 다른 한 명이 누른다. 시한폭탄을 단 멤버는 멀리 걸어가 이내 폭발한다.

이후 화면엔 두 멤버의 맞잡은 로봇손과 함께 ‘1993-2021’ 문구가 등장한다. 1993년은 이들이 결성된 해다. 영상은 바다에서 해가 저무는(또는 떠오르는) 장면으로 마무리한다. 배경음악으로는 2013년 앨범 <랜덤 액세스 메모리즈>의 수록곡 ‘Touch’의 합창곡 버전이 삽입됐다.

영상이 공개되자 ‘다프트 펑크가 은퇴나 해체를 암시하는 것이냐’는 추측이 팬들 사이에서 나왔다. 다프트펑크의 홍보 담당자인 캐서린 프레이저는 CNN, BBC 등 외신에 해체 사실을 확인해줬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프트 펑크는 2000년대 일렉트로닉·하우스 음악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멤버인 토마 방갈테르(46)와 기 마누엘 드 오맹 크리스토(47)는 학창 시절 파리에서 처음 만났다. 데뷔앨범 <홈워크>에 실린 ‘다 펑크’ ‘어라운드 더 월드’에 이어 2집 <디스커버리>의 ‘원 모어 타임’, ‘하더, 베터, 패스터, 스트롱거’까지 연달아 히트시키며 슈퍼스타 입지를 굳혔다. <디스커버리>는 이들의 대표적인 명반으로 꼽힌다.

2005년 3집 <휴먼 에프터올>, 2013년 발표한 4집 <랜덤 액세스 메모리즈> 역시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특히 디지털 장비를 최소화하고 라이브 악기로만 녹음한 <랜덤 액세스 메모리즈>는 ‘다프트 펑크 음악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프트펑크는 이 앨범으로 2014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포함해 5관왕을 달성했다. 패럴 윌리엄스, 위켄드 등 유명 팝스타와도 자주 협업했다.

다프트 펑크는 대중에게 얼굴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집 즈음부터 쓰고 나온 로봇 모양 헬멧은 이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다프트 펑크의 해체 소식에 대중음악계도 아쉬움과 존경의 메시지를 보냈다. 스타 프로듀서 마크 론슨은 “다프트 펑크는 흠 없는 유산을 남기고 판을 떠났다”고 트위터에 적었고, 이들과 함께 작업했던 위켄드는 “그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썼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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