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정선아 환상호흡..초록 마법 다시 한 번 통했다
유명한 넘버에 볼거리 풍부
남녀노소 북적..연일 전석 매진
관객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일등공신은 이 시대에 맞는 주제와 스토리다. 위키드는 100년도 더 된 '오즈의 마법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도로시와 토토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오즈에 떨어지기 전 초록 피부를 가지고 태어난 엘파바는 똑똑하고 비상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초록색 피부로 마법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금발머리에 밝고 인기가 많은 글린다와 만나면서 우정을 나누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이야기다. 두 인물이 표면적으로 선과 악을 대변하는 듯 보이나 한꺼풀 벗겨내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점도 흥미롭다.
여성 둘이 투톱인 뮤지컬인만큼 엘피다와 글린다 캐스팅은 개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다. 2013년 한국어 초연 때 호흡을 맞췄던 옥주현이 엘파바로, 정선아가 글린다로 분했다. 둘이 페어로 호흡을 맞춘 것은 7년만이다. 옥주현은 특유의 고음으로 1막 엔딩 대표곡인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중력을 벗어나)를 완벽하게 소화함으로써 극의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린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객석의 웃음을 이끌어내며 강력한 무대 존재감을 선사한다. 세번 연속 글린다 역을 맡은 정선아는 사랑스럽고 매력 넘치는 넘버 '파퓰러(popular)'를 귀엽고 앙증맞게 소화하며 갈채를 받았다.
대표곡 외에도 '나를 놓치마(As long as you're mine)' '널 만났기에(For good)' 등 쟁쟁한 넘버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위키드는 전세계 165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60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들였다. '라이온킹'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브로드웨이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한 세 작품 중 하나다. 초연 때 엘파바 역에 캐스팅된 이디나 멘절은 '겨울왕국' 엘사 역을 연기하며 '렛잇고(Let It Go)'를 부른 배우다.
볼거리도 풍부하다. 12.4m의 타임 드레곤과 수천개의 비누방울을 뿜어내는 버블 슬라이딩, 에머랄드빛 무대, 날아다니는 원숭이가 두 눈을 휘어잡으며 '뮤지컬은 버라이어티쇼'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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