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예술품' NFT 빚어내는 블록체인 기술은

강민승 2021. 2.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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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 이미지 출처=더샌드박스 마켓플레이스

대체불가토큰(NFT)의 규모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NFT란 개체마다 고유한 값을 지니도록 발행한 토큰으로 주로 게임 아이템이나 예술품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다. 특히 인터플래니터리파일시스템(IPFS) 등 탈중앙화 웹기술이 발달하면서 NFT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방식도 고도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NFT 전문 분석사이트인 논펀저블닷컴에 따르면 NFT의 거래량은 작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해 약 2억5000만달러(한화 약 2767억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또 크립토펑크에서 제작된 ‘에일리언’이라는 픽셀아트는 605ETH(한화 약 8억4000만원)에 판매돼 최근 화제가 되기도 했다. NFT를 거래해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용자도 늘고 있다. 자체적인 희소성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이 사용되는 사용처를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FT가 작동하는 원리는 일반적인 코인이 작동하는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때문에 NFT가 발달한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선 NFT가 작동하는 방식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NFT, 타임스탬프 결합해 유일무이성 확보

NFT는 이더리움 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와 달리 각자 고유한 값을 나타낸다. 기존 암호화폐를 500원짜리 동전으로 비유하면 NFT 토큰은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다른 조약돌과도 같다. NFT에는 토큰마다 서로 구별할 수 있도록 특수한 로직을 탑재하고 있다.

창작자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NFT를 근본적으로 구별짓는 건 바로 타임스탬프다. 타임스탬프란 특정 시각을 나타내는 문자열로 어떤 데이터가 해당 시점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음을 표시하는 도장과도 같다. 창작자마다 컨셉과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만들어진 아이템은 대부분 고유하다. 제작사마다 아이템에 고유함과 독특함을 부여하는 별도의 로직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불법 복제나 혹시 모를 중복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타임스탬프가 사용된다.

예를 들어 창작자가 가상세계에서 사용할 고양이 캐릭터를 모델링해 등록하면 색상이나 생김새 등을 표현하는 메타데이터가 추출된다. 메타데이터 자체는 외부에서 복제하기 쉬워 단독적으로 사용되진 않는다. 메타데이터는 타임스탬프 등과 합쳐져 고유한 문자열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탄생한 값은 최종적으로 이더리움 토큰 형태로 발행된다.

타임스탬프가 탑재되면 겉보기에 유사한 작품일지라도 생성된 토큰값은 실제론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만약 NFT를 거래하며 모조품이 의심되는 경우엔 타임스탬프를 확인하면 진위를 일차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제조사의 컨트랙트에서 토큰 주소와 NFT 아이템이 생성된 시간값을 대조해보면 메타데이터 등 껍데기만 흉내낸 위조품을 거를 수 있다. NFT의 메타데이터는 복제할 순 있어도 타임스탬프를 조작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렵다.

분산 관리 시스템으로 복제 막아

NFT라고 해서 모든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건 아니다. NFT는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 아이디로 존재하고 이미지나 동영상, 텍스트 등의 실제 데이터는 파일 시스템에 보관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실제 데이터는 NFT의 알맹이와 같다. 반면 실제 데이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사용자의 피해로 바로 이어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중앙화된 서버에 NFT의 실제 데이터를 보관하면 해킹 등 외부 공격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시된 바 있다.

NFT를 관리하는데는 인터플래니터리파일시스템(IPFS) 등 탈중앙화 웹기술이 최근 활발히 사용된다. 토큰 데이터의 유실이나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토큰의 실제 데이터를 IPFS 망에 기록하면 토큰 데이터가 전세계 노드에 분산돼 기록되고 공동으로 관리되는 특징이 있다. IPFS에 기록된 토큰 데이터를 조작하려면 전세계 노드에 담긴 정보를 한번에 모두 해킹해야 해 쉽지 않다.

또 IPFS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NFT에 들어있는 모든 디지털 정보를 손쉽게 읽어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IPFS 웹에 기록된 실제 데이터를 대조하면 자신의 토큰에 담긴 데이터가 제조사의 정보와 실제로 일치하는지 여부도 간편히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더리움네임서비스(ENS) 등 IPFS 웹에 쉽게 접속하도록 돕는 서비스가 많이 사용된다.

한편 게임아이템 등 디지털 자산을 NFT 형태로 발행하면 다른 플랫폼에서 연동할 수 있는 부차적인 효과도 발생한다. 세바스찬 보르제 더샌드박스 공동창립자는 “NFT를 누가 어디서 발행하든 토큰을 소유한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모든 권한이 있다. 때문에 NFT 토큰이 최초로 발행된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여러 게임이나 서비스에 연동돼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게임 아이템이 NFT 토큰으로 만들어지면 서든어택에서 사용하던 무기를 배틀그라운드로 옮겨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같은 사례가 가능하려면 두 게임 모두 이더리움에 기반해 아이템을 동일한 규격으로 토큰화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쉽진 않다. 업계에선 NFT 토큰을 이같이 사용해 서비스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방안에도 긍정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강민승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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