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철의 꽃이야기] 서울에도 아득한 매화향, 매화에 관한 알쓸신잡 4가지
이번주부터는 서울에서도 매화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에서도 매화가 하나둘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만 청계천, 국립중앙박물관 정원 등 두 곳에서 매화가 몇 송이씩 핀 것으로 보았습니다.
매화가 피는 나무의 국가표준식물목록 추천명은 매실나무입니다. 사람들이 매화나무라고도 부르는데, 매실나무는 열매에, 매화나무는 꽃에 초점을 맞춘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여튼 추천명은 매실나무입니다.
매화를 여러가지로 구분하지만 백매, 청매, 홍매로 구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꽃잎과 꽃받침 색깔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매화 중 꽃잎이 하얀 것은 꽃받침 색에 따라 백매, 청매로 나눕니다. 꽃받침이 붉은색이면 백매, 초록색이면 청매라고 합니다. 홍매는 꽃잎 색이 붉은 것을 이릅니다.
지금 피는 것은 다 매화겠지만 3월부터 벚꽃도 피기 시작하면 헷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화와 벚꽃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꽃이 가지에 달린 모양을 보는 것입니다. 매화는 꽃이 가지에 달라붙어 있지만, 벚꽃은 가지에서 비교적 긴 꽃자루가 나와 핍니다. 나중에 열매가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매실나무에는 줄기에 바로 붙어 매실이 열리고, 벚나무는 긴 꼭지 끝에 버찌가 달립니다. 꽃잎 모양도 매화는 둥글둥글하지만, 벚꽃은 꽃잎 중간이 살짝 들어가 있습니다. 매화는 향기가 진한데 벚꽃은 향이 거의 없는 것도 다릅니다.
서울에서 매화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는 어디일까요? 가장 좋은 곳은 창덕궁 낙선재 앞뜰이 아닐까 싶습니다. 접근성이나 운치까지 포함하면 단연 최고입니다. 낙선재 앞뜰과 화계에는 3월 중순에서 25일 사이 매화가 핍니다. 백매, 청매, 홍매(성정각)까지 다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다음으로 서울에서 매화 감상의 핫스팟으로 떠오르는 곳이 청계천 하동매실거리입니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신답역 사이 청계천변에 있는 매화 군락지입니다. 지난 2006년 경남 하동군이 기증한 매실나무를 심은 곳이라 ‘하동매실거리’라고 부릅니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 신답역 어디서 출발해도 좋습니다. 벌써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해 이번 주말부터는 볼만할 것 같습니다.
서울 매화를 얘기하면서 봉은사 홍매화를 빠뜨릴 수 없겠지요. 해마다 3월 중순이면 많은 사람들이 서울 봉은사로 이 홍매를 보러 갑니다. 봉은사 홍매는 진한 붉은색이라 봉은사 기와지붕과 잘 어울려서 어디를 배경으로 해도 좋은 사진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으로 남산 안중근기념관 앞 와룡매를 넣고 싶습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창덕궁에서 뽑아간 와룡매의 후계목으로, 1999년 백매와 홍매 한 그루씩 일본에서 기증받아 심은 것입니다. 이 매화는 겹꽃이라 그런지 좀 늦게 피는데, 아래 사진은 4월 7일 담은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나라 4대 매화’입니다. 문화재청이 전국의 매실나무 중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매실나무가 4그루 있습니다.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천연기념물 484호), 화엄사 길상전 앞 백매(천연기념물 485호), 백양사 고불매(천연기념물 486호), 선암사 선암매(천연기념물 488호)입니다. 문화재청이 역사적, 학술적, 문화적 가치가 평가해 지정한 나무들입니다. 통도사 ‘자장매’, 거제 ‘춘당매’, 금둔사 ‘납월매’ 등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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