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가 만족도로 이어진 무릎 로봇수술 [힘찬병원의 무릎건강비책]
[스포츠경향]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통증, 회복까지 걸리는 오랜 시간, 힘든 재활, 두려움 등의 단어를 떠올리진 않을까? 인공관절 수술과 관련한 이러한 부정적인 단어들은 그동안 환자들이 계속해서 수술을 뒤로 미루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모두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난 이후 환자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바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이 도입되면서부터다. 가장 최근에 도입된 로봇은 환자의 무릎 CT 촬영을 토대로 3D로 수술 계획을 짜고, 의사가 수술실에서 이를 최종 점검한 후, 로봇이 정한 안전구역 안에서 뼈를 정확하게 절삭하는 순서로 수술이 진행된다. 숙련된 전문의에 로봇의 정확한 계산과 정교한 절삭 제어 능력이 더해진 형태라고 보면 된다.
우리 병원에서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입원해 수술 받은 환자들을 놓고 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조금 더 빠른 편이다. 통증에 대한 환자들의 피드백도 로봇 수술 환자군이 상대적으로 좋다. 수술 직후의 만족도는 장기 만족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국제 인공관절학술지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수술 2~5년 후 약 91~92%의 환자가 ‘만족한다’고 대답했으며, 그중 70% 이상이 ‘매우 만족한다’고 대답해 수술 후 장기간 만족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이유는 바로 수술의 정확성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집도의가 환자의 무릎 상태를 보고 인공관절이 삽입될 위치와 각도를 손수 가늠했다. 특히 관절염을 오래 방치하면 뼈의 한쪽 부분이 닳으면서 다리가 O자 형 또는 X자 형으로 변형되기도 하는데, 다리 축을 계산하는 과정도 로봇이 도움을 주면서 심플해지고 보다 정교해진 것이다. 뼈를 절삭할 때에도 특정 부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로봇이 ‘햅틱존’을 설정한다. 집도의가 로봇팔을 들고 화면에 보이는 수술 계획에 따라 조금씩 뼈를 깎아 나가는데, 햅틱존을 벗어나려고 하는 순간 로봇팔이 자동으로 멈추게 된다. 또 관절 간격을 컴퓨터로 계산해 인공관절이 정확한 위치와 각도에 삽입될 수 있다.
수술이 정확하게 진행되면 뼈의 절삭 부위가 최소화되고 수술 중 주변 연부 조직의 불가피한 손상도 최대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줄어든다.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일반 인공관절 수술 대비 수술 후 8주까지 환자 통증을 55.4% 감소시켰다. 통증이 거의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출혈량도 줄었다. 우리 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일반수술과 로봇수술 각 500례씩 총 1000례를 비교 분석했더니 로봇수술 환자군에서의 출혈량이 약 15%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과 출혈이 줄면 회복은 물론 재활도 빠르다. 재활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관절가동범위(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의 각도)를 수술 후 평균 10일 뒤에 조사해보니 로봇수술 환자가 6도가량 더 컸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 환자의 수술 만족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 것이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키듯, 미세한 차이나 작은 사건이 추후 기적과 같은 결과를 내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1도, 0.1cm의 한 끗 차이 정확도가 가져온 ‘나비효과’를 많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환자들이 경험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 이제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부평힘찬병원 김유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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