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의 숨은 영웅 '특수진화대'.. 그들은 누구인가?

김희원 입력 2021. 2. 23. 06:03 수정 2021. 2. 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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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 산속에서 호스를 들고 시뻘건 불길과 맞서는 사람들.

하지만 산불 사진 속 이들은 소방청 소속 소방관이 아닌,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다.

산불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지기 때문에 특수진화대원들은 지급받은 방독면도 쓰지 않고 산속을 뛰어다니며 불을 끈다.

특수진화대는 국·사유림 구분 없이 광역단위 산불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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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대형·재난성 산불 진화가 주요 임무
직접 산에 올라가 불 꺼질 때까지 진화 작업
산속에서 용변 해결하고 대충 허기 때우기도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21일 강원 정선군 야산 산불 현장에서 밤샘 작업 뒤 김밥과 초코바로 허기를 달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어두운 밤 산속에서 호스를 들고 시뻘건 불길과 맞서는 사람들. 밤샘 진화 작업에 허기진 배를 김밥과 초코바로 달래고, 재발화를 막기 위해 잔불까지 꼼꼼히 정리한다.

21일 강원 정선, 22일 경북 안동 등 산불 소식과 함께 전해진 현장 사진에 네티즌들은 댓글로 응원을 보냈다.

“소방관님들 수고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대부분 시민들은 ‘불 끄는 사람=소방관’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산불 사진 속 이들은 소방청 소속 소방관이 아닌,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다.

산불이 발생하면 소방관들은 마을로 내려오는 불을 진화하고 주민들을 보호한다. 산 아래서의 소방활동을 담당하는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강원 정선군 야산에서 불이나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림청 제공
특수진화대는 산에 올라간다. 낙엽 등 가연성 물질을 치워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불길을 잡는다.

산불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지기 때문에 특수진화대원들은 지급받은 방독면도 쓰지 않고 산속을 뛰어다니며 불을 끈다. 불이 꺼질 때까지 산에서 내려올 수 없다. 산속에서 용변을 해결하고, 대충 허기를 때운다.

야간산불 작업에선 큰불을 잡은 뒤 현장에서 눈을 붙이기도 한다. 바람이 잔잔해진 이른 아침 잔불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수진화대는 국·사유림 구분 없이 광역단위 산불에 대응한다. 야간산불과 대형 산불, 재난성산불을 진화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중진화대’와 ‘산불전문예방진화대’도 있다.
지난 20일 오후 강원 정선군 여량면 구절리 야산에서 불이나 밤샘 진화 작업을 진행한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특전사 출신 대원들로 구성된 공중진화대는 헬기에서 낙하해 진화 작업에 투입된다. 야간·대형·재난형 산불 진화와 산불 발생지역 문화재 화재 진압을 담당한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평시엔 산불감시 및 예방 활동을 하다가 산불이 나면 산에서 불을 끈다. 특수진화대와 공중진화대는 산 위쪽, 예방진화대는 주로 산 아래쪽을 담당한다.

산림청은 2003년부터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운영했으며,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18년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도입했다.

초기엔 모두 단기(10개월) 계약직이었는데, 고령자가 많은 데다 매년 인력이 교체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고도의 전문성과 노동력을 요구하며 위험을 수반하는 일인 데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해 예산 100억원을 확보해 특수진화대 처우 개선에 나섰다.

산림보호법 시행령에 산불재난특수진화대의 구성·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16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평균연령 38세의 젊은 인력을 채용하는 등 인원을 늘렸다.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공중진화대원이 21일 경북 안동시 산불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22일 기준 전국 특수진화대원은 정규직 160명과 기간제 275명, 총 435명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올해까지 특수진화대 정규직 운영에 대한 성과 평가를 실시해 예산당국과 협의한 뒤 남은 인원의 정규직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다만 정규직은 만 60세 연령 제한이 있어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대원들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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