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43] 피드백보다는 조언을 구하라
피드백(feedback)을 구할 때와 조언(advice)을 구할 때 상대방의 반응을 비교한 한 유명 해외 경영대학원의 연구 결과가 흥미롭다. 일단 피드백과 조언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예를 들어, 회사에서 발표를 했을 때 ‘발표 어땠어?’ 정도가 피드백을 구하는 질문이라면, ‘다음 발표 때 더 설득력 있게 하기 위해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 수준은 조언을 구하는 질문이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료나 상사에게 피드백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피드백을 구하면 조언을 구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답변이 ‘나쁘지 않아’처럼 막연하거나, 실제적인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포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피드백은 성격상 성적표처럼 미래보다는 과거의 업무 수행 결과에 대한 평가란 의미가 담겨 있어 상대방과 원수 될 일 없으니 가능하면 모호한 단어로 구체적인 내용 없이 전달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언을 구하게 되면 달라진다. 피드백에 비해 미래지향적으로 개선과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상대방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 가능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를 쓰는 국가의 연구 결과라 우리말 소통에서도 피드백과 조언에 이런 뚜렷한 차이가 나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과거는 변할 수 없는 것이고 미래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기에, 과거를 평가하는 피드백 형태의 답변보다 미래지향적인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발전을 위해 보다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의미가 있다.
조언을 구했을 때 상대방이 막연하게 ‘좋다’고 답변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고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등을 다시 한번 질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너무 많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면 우리 뇌가 정보에 지쳐 조언을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친하고 편한 사람이 아닌 정확히 조언을 해 줄 바로 그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다 아는 내용 같지만, 실제 삶을 보면 과거의 성과를 평가하는 피드백 형태의 소통에 더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싶다. ‘시험 잘 봤어?’ ‘승진했어?’ ‘잘못한 것 없어?’ 같은 과거를 향한 질문들이, ‘어떤 도전을 하고 있어?’ ‘과거를 극복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 같은 미래지향적 질문보다 더 우리 삶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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