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주재 회의 들어간 신현수, 말없이 정면만 바라봤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오전 문 대통령 주재 청와대 고위 참모 티타임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는 문 대통령 모두발언까지 공개된다. 신 수석이 지난 16일 자신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지 엿새 만에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신 수석은 이날 마스크를 쓴 채 회의 시작 3분 전 회의장에 도착해 자리로 이동했다. 다른 청와대 참모들은 회의 시작 전 서로 인사를 나눴지만, 신 수석은 자리에 앉으며 옆자리 최재성 정무수석과 잠시 눈인사를 나눴을 뿐 다른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 4차 재난지원금 등과 관련해 모두 발언을 할 때도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했다.
앞서 신 수석은 지난 7일 이번 사의 표명 사태의 발단이 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등 검찰 고위급 ‘방탄 인사’ 발표 직후 지인들에게 “창피해서 못 살겠다. 검찰 인사가 엉망”이란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은 이어 지난 18일 연차 휴가를 낸 뒤 서울 용산구 자택이 아닌 지방에 머물면서 일부 여권 인사, 가까운 사람들의 연락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기간에도 주변에 “이미 나는 동력을 상실했다. 박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란 문자 메시지도 보내 사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수석의 복귀와 관련, “휴가 기간 여러 설득과 조언이 있었고, 여러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 수석이 휴가 중 검찰 중간 간부 인사 관련 협의와 검토도 함께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직접 만났다는 것이냐’는 물음엔 “그건 잘 모르겠지만, 검찰 후속 인사가 진행되는 과정이 (신 수석에게) 보고됐고 협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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