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신 수석과 검찰 인사 협의" 복귀 길 텄지만 '불안한 봉합'

이완 2021. 2. 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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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물러날 뜻이 완강했던 신현수 민정수석이 22일 업무에 복귀한 것은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또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 없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하고 이에 신 수석이 박 장관의 감찰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검찰 중간간부) 인사위원회가 있을 예정인데 (신 수석이) 휴가 중에 협의를 했고, 이 사안에 대한 검토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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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대통령비서실 신현수 민정수석. 연합뉴스

청와대에서 물러날 뜻이 완강했던 신현수 민정수석이 22일 업무에 복귀한 것은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수석비서관 사의 파동으로 대통령의 리더십과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강조한 것은 지난 16일부터 불거진 신 수석의 ‘사의파동’이 “일단락됐다”는 점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 거취를 일임했으니 (상황은) 일단락된 것이다.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있었고, (대통령이) 반려를 했다” “그 뒤에 (추가로) 진행된 상황이 없는 상태에서 (신 수석이) 거취를 일임했으니 대통령께서 결정할 시간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수석의 업무 복귀는 본인이 마음을 바꿔 돌아온 것이지만, 여전히 사의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는 문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에 대해서도 따로 밝히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주무 참모의 갈등이 외부로 노출되고 대통령의 리더십 논란으로까지 번진 사안인 만큼, 대통령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귀를 수용하고 신임 여부를 밝히는 형식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또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 없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하고 이에 신 수석이 박 장관의 감찰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고위 관계자는 “신 수석에게도 직접 확인했는데 ‘감찰을 건의드린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 장관 역시 “구체적인 인사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제 머릿속에는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개념조차 없다. 수사 현안이나 인사와 관련해서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한 휴가 중인 신 수석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협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검찰 중간간부) 인사위원회가 있을 예정인데 (신 수석이) 휴가 중에 협의를 했고, 이 사안에 대한 검토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패싱’ 논란을 빚었던 검찰 인사가 민정수석과 협의를 거쳐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법무부가 이날 오후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급(차장·부장검사) 인사 역시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면을 세워주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검찰 인사 과정을 잘 아는 한 검찰 간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인사위 전까지만 해도 핵심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지 확신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주말 사이 신 수석이 잔류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번 검찰 인사의 방향도 함께 정리된 게 아니겠냐”고 짚었다.

하지만 이날 검찰 인사가 무난히 마무리지어졌다고 하더라도, 신 수석이 원했던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가 복원될지 미지수다. 신 수석은 휴가기간에 “박 장관과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다”고 강경한 문자를 보낼 만큼 둘 사이는 틀어져 있다. 민정수석실 업무를 잘 아는 한 여권 관계자는 “법무부는 통상적인 업무의 경우엔 법무비서관을 통해 소통하지만, 민감한 부분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이 직접 얘기해야 할 때도 있다. 특히 임기가 1년여 정도 남은 상황에서 주요 정책이나 우선순위 등을 결정할 때 수석과 장관이 잘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7월 윤 총장이 퇴임하고 나면 후임 총장 인선부터 시작해 검사 인선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번엔 인사 폭을 소규모로 하고 7월 이후 대규모 인사를 예고한 박 장관과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완 옥기원 이지혜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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