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약자에겐 여전히 먼 대중교통 '바로타'

최선중 2021. 2. 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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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세종시가 올해 1월 1일부터 간선급행버스인 BRT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며 이름을 '바로타'로 바꾸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하지만 세종에 거주하는 4천여 명의 중증 장애인 입장에서는 무늬만 바뀌었을 뿐, 별반 달라진게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연속 기획보도, 먼저 최선중 기자가 장애인 한 분과 동행해 '바로타'를 타봤습니다.

[리포트]

어릴 때부터 근육장애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유금순 씨.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세종시청 앞에서 활동지원사와 함께 오송역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15분 만에 도착한 '바로타', 그런데 정류장 턱이 32센티미터로 높아 휠체어를 실을 수 없습니다.

[운전기사 : "턱이 지금 많이 높거든요. 앞 쪽으로 가주시겠습니까?"]

횡단보도 위까지 버스가 이동해서야 휠체어를 실었는데 변수가 또 생겼습니다.

같은 번호의 버스엔데도 목적지를 왕복하는 버스가 아닌 내부 순환 버스를 잘못 탄 겁니다.

["기사님 어디에서 타야 돼요? (맞은편으로 건너가셔야 돼요.) 건너가요?"]

다음 환승 정거장은 그나마 경계석이 20센티미터여서 무리없이 타긴 했지만, 시청에서 안내받은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훨씬 더 걸려서야 겨우 오송역에 도착했습니다.

[유금순/중증 장애인 : "(세종시청에서는) 990번을 타면 오송역으로 바로 온다고 말을 했다라는 거죠. 그랬는데 갑자기 거기에서 한번 내리게 됐죠. 내부순환 버스라고 한번 더…. 그래서 시간은 한시간 반 정도 소요된 거 같아요."]

돌아갈 때는 버스 탈 엄두가 나지 않아 세종 장애인 콜택시에 전화를 합니다.

[유금순/중증장애인 : "2시 10분까지 다 찼어요? 아~ 원래는 아무튼 이틀 전에 예약콜이죠?"]

이틀 전에 예약을 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세종시는 올해 1월부터 명칭을 '바로타'로 바꾸면서 도색비용만 4천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하지만 천 개가 넘는 정거장 가운데 경계석 높이 조정 등 장애인을 위한 예산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세종시는 행복도시건설청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경계석 높이에 대한 현황 파악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옥/세종시 교통과장 : "행복청에서 첨단BRT 사업을 다시 하고 있어요. 그것을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고 1단계 정도 마무리 된 상황이고..."]

누구나 바로 탈 수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바로타', 하지만 세종시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 4천여 명은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최선중 기자 (bes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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