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수사지휘 남구준 경남청장, 초대 국수본부장 단수 추천

신지후 2021. 2. 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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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한국판 FBI'로 불리는 국가수사본부의 첫 수장으로 남구준(54) 경남경찰청장을 추천하기로 했다.

당초 국수본부장 공모엔 경찰 출신 변호사 등 외부인사 5명이 지원했지만, 경찰은 중립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내부 추천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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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범죄정보과·사이버안전국 역임 '수사통'
당초 '외부 추천' 점쳐졌지만 전문성 등 고려한 듯
'친문 실세' 전해철 장관 고교후배 수사 중립 과제
경찰이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추천한 남구준 경남경찰청장. 경찰청 제공

경찰이 '한국판 FBI'로 불리는 국가수사본부의 첫 수장으로 남구준(54) 경남경찰청장을 추천하기로 했다. 당초 국수본부장 공모엔 경찰 출신 변호사 등 외부인사 5명이 지원했지만, 경찰은 중립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내부 추천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찰청은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임용후보자 종합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심층 개별 면접, 서류심사 등을 거쳐 남 청장을 국수본부장 후보로 단수 추천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남 청장은 경남 마산중앙고와 경찰대(5기)를 졸업한 뒤 경남청 수사과장, 마산동부경찰서장, 경찰청 범죄정보과장,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으로 텔레그램 'n번방' 수사 등을 이끌었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이 후보자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이 임용한다.


당초 '외부 영입' 무게 실렸지만...중립성 고려해 내부 발탁으로

올해 1월 국수본 출범 전후만 하더라도, 초대 국수본부장은 외부 인사로 추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몸집이 커진 경찰을 중립적으로 이끌 상징적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난달 국수본부장 공개 모집을 진행했고,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이창환 변호사, 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다.

경찰은 공모 지원자가 아닌 내부 인사인 남 청장을 발탁한 이유로 전문성·중립성을 들었다. 경찰청은 "국수본부장은 수사 독립성과 중립성뿐 아니라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3만여명이 넘는 수사경찰과 함께 18개 시도경찰청장을 총괄 지휘하는 등 책임성과 전문성이 중요한 자격 요건"이라며 "초대 국수본부장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조직 내·외부에서 최적임자를 선발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 경찰법의 취지와 위원회 의견 등을 종합해 내부에서 추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공모 심사과정에서 지원자 5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도 경찰이 내부 추천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배경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원자 경력을 고려할 때 치안정감직을 맡길 경우 경찰 내부 결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현직 로펌 출신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수사 객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n번방 수사 주도...전해철 행안부 장관 고교 후배 등 정부 인연도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김창룡(왼쪽 네 번째) 경찰청장(왼쪽 네번째)과 박정훈(왼쪽 다섯번째) 국가경찰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뉴스1

남구준 청장은 지난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으로 'n번방' '박사방' 사건에 대응하는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이끌었다. 조주빈과 문형욱 등 대화방 운영자들은 물론 영상 소지자, 유료회원 등을 면밀하게 수사해 신속하게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오랫동안 수사 업무를 맡아 경찰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꼽힌다.

다만 남 청장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교 후배라는 점 때문에, 외부에선 추전 과정에서 전 장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친문 실세'로 분류되는 만큼, 정치권에선 수사 중립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날 경찰청의 남 청장 추천은 청와대 및 행안부와의 사전 교감하에 진행됐을 가능성이 커서, 남 청장의 임용은 사실상 확실시된다. 남 청장이 첫 국수본 수장으로 취임하면 경찰 내 '빅3' 자리인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국수본부장을 모두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게 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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