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박상하, 결국 학폭 인정.."책임지고 은퇴"

의혹 부인하다 사흘 만에 시인
"다만 납치·감금은 사실 아냐"
구단, 향후 학폭 등 면밀 조사

[경향신문]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학폭) 의혹을 부인해오던 남자배구 삼성화재의 베테랑 센터 박상하(35·사진)가 사흘 만에 관련 사실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박상하는 22일 구단을 통해 “학교폭력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범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재학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지난 19일 온라인 게시판에 1999년 제천중학교 재학 당시 박상하와 그의 친구들이 따돌림과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박상하는 관련 사실을 부인해오다 결국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는 “운동선수 이전에 한 명의 성인으로 최근 스포츠계 학폭 논란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고교 시절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박상하는 또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린 것에 대한 저의 책임을 통감한다. ‘어떤 이유로도 학교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이에 책임을 지겠다. 현 시간부로 배구선수에서 은퇴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은퇴 뜻을 밝혔다.

다만 감금 폭행 주장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상하는 “게시판에 올라온 동창생 납치 및 감금, 14시간 집단 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주장했다.

박상하의 은퇴 의사를 받아들인 삼성화재도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박상하의 학폭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께, 그리고 배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현재 선수단뿐만 아니라 향후 선수 선발 단계부터 학폭 및 불법 행위 이력에 대해 더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또 구단 홈페이지에 학폭 피해 신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으로 소속 선수들의 폭력 예방 및 소양 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