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기 2023년까지 공사 인가 기간 연장
한수원 불이익 방지 등 고려 결정
[경향신문]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 인가 기간이 2023년 12월까지 연장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성윤모 장관 주재로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산업부는 “사업 재개가 아니라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사업자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원만하게 사업을 종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7년 2월 정부로부터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법정 기한인 오는 27일까지 공사계획 인가를 받기 어렵게 됐고, 지난달 8일 산업부에 공사계획 인가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2년간 신규 발전사업 허가 취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신청의 주요 이유가 됐다. 또 신한울 3·4호기에는 부지 조성과 주 기기 사전 제작에 이미 7790억원이 들어갔다. 한수원이 기간 연장을 받지 못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백지화될 경우 원전 관련 기업들과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치르게 될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산업부는 결국 한수원의 불이익 방지와 원만한 사업종결을 위해 필요한 기간을 고려, 한수원이 신청한 2023년 12월까지로 연장 결정을 내렸다.
한수원은 당장 다른 사업까지 차질을 빚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게 됐다. 산업부는 에너지전환에 따른 비용 보전과 관련,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9월 입법예고했으며 법제처 심사를 마치는 대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비용 보전 제도가 마련되면 한수원은 사업을 철회할 명분이 생기게 된다.
공사계획 인가 기간이 연장됐지만 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 공사에 들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 환경부 환경평가 등을 거쳐야 하고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울 3·4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공이 차기 정권으로 넘어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성희 녹색연합 에너지전환팀장은 “정부가 기간 연장을 결정하지 말고 탈원전을 책임감 있게 밀고 나가길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정부가 한수원에 출구전략을 마련해준 조치로 보인다”며 “정부는 에너지업계가 원전 건설이나 관련 기술 연구보다는 안전을 위한 비용에 투자하고, 에너지전환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에 발맞출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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