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루 5∼6명 숨졌다.."산재는 구조적 문제"
[앵커]
산재 사고, 말 그대로 아차하는 순간에 일어납니다.
빨리 판단하고 대응해야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경험이 적은 노동자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한 통계를 보면 산재 사고 사망자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은 일을 시작한 지 채 반 년도 안 된 노동자들입니다.
현장에 익숙하지 않은 노동자 혼자 작업에 투입되면 얼마나 위험한 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일터를 안전하게 바꿔달라, 일하다 죽지 않게 해달라... 사회적 요구는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현장은 바뀐 게 없어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하루에 노동자 대여섯 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김지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일 노동자가 철판에 끼여 숨진 현대중공업 산재 사고.
2015년에도 비슷한 사망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안전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관리 감독자도 없었습니다.
[김형균/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실장 : "원청과 하청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관리자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3명이 숨진 포스코 광양제철소 폭발사고도 마찬가집니다.
불과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로 5명이 다쳤습니다.
그러나 최근에야 고용부의 특별 감독이 이뤄졌고, 법 위반 사항만 7백 건 넘게 적발됐습니다.
사고가 나면 그때뿐, 정작 일하는 현장은 달라진 게 없었다는 얘깁니다.
이처럼 비슷한 산재 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지난해만 9월까지 사망자 수가 천500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평균 5~6명의 노동자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산재사고는 50인 미만 사업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100인~300인 미만 사업체도 1년 전보다 증가했습니다.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는데, 추락과 끼임, 화재. 폭발 등이 절반을 차지합니다.
[김성희/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 : "사용자가 확실한 책임성을 갖고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산재 사고가 굉장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비중이 줄어들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해결이 잘 안 되는 거죠."]
생명보다 이윤을 더 중시하는 안전불감증, 위험을 하청, 또 재하청으로 떠넘기는 죽음의 외주화.
이런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한 반복되는 산재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을 말합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강민수
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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