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받지 못한 '응어리'.."학폭 피해는 지금도 진행 중"

조보경 기자 2021. 2. 2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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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취재진은 과거에 학교 폭력을 당한 피해자 십여 명을 만나 봤습니다. 모두 가슴 속에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폭력의 순간은 과거가 됐지만, 그 피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어른이 되고도 잊지 못하는 상처를 책으로 썼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쓴, 책의 제목은 '나의 가해자들에게'입니다.

[A씨/학교폭력 피해자 : 뺨 때리고 축구공을 발로 차서 맞추고. 욕을 하고…]

[B씨/학교폭력 피해자 : 같이 지냈던 친구들이 하루아침에 저를 무시하고 폭행… 창고에다 가둬서 저를 몇 시간씩…]

10년이 지났지만 고통은 현재진행형입니다.

[A씨/학교폭력 피해자 : 자신이 없게 행동하다 보니까 그만큼 다가오는 사람도 많이 없었고. 뭘 해내려는 생각이 잘 없었던 거 같아요.]

[B씨/학교폭력 피해자 :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에 사람 많으면 공황을 일으켜서 못 타는…]

지금까지 응어리로 남은 이유는 뭘까.

[C씨/학교폭력 피해자 : 헤드록을 걸고 나머지 한 손으로 제 목을 (샤프로) 찔렀어요. 피가 너무 많이 흐르고…]

은폐하기 급급했던 학교.

[C씨/학교폭력 피해자 : 믿을 곳이 못 된다 싶어서 학교에 맡기기보다는 경찰에 맡기고 고소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고소를…]

검찰도 죄질이 나쁘지만 초범이고 청소년이라며 기소유예 처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C씨/학교폭력 피해자 : 저에게 사과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피해는 숨겨지고, 가해는 잊혀진 겁니다.

마음의 상처는 30년이 지나도 계속됩니다.

[D씨//학교폭력 피해자 : 가해자가 공무원이 돼 가지고요, 가족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보고. 저를 괴롭히는 꿈을 꿔요, 저는. 직접 사과받기를 저는 원하고 있습니다.]

학폭 미투를 바라보는 마음도 씁쓸합니다.

[B씨/학교폭력 피해자 : 철없었던 행동이잖아. 그런식으로 넘어가 버리니까. 내가 겪은 아픔들이 뭐가 되나.]

[임권배/학교폭력 피해자 : 다들 가해자의 입장에서 모든 걸 이야기해요. 가해자들을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만 있지 피해자들은 그래서 어떻게 해줘야 되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요.]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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