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멈춰도 너는 눈부시다
[경향신문]
코로나19 이후 두번째 맞는 졸업·입학 시즌
올해는 거리 두면서도 ‘적극적 행사’
각 대학, 비대면 OT 등 늘어
“썰렁한 교정 아쉬운 건 여전”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은 올해 새내기 오리엔테이션(OT)을 온라인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으로 열었다. 먼저 단과대학 회장이 동아리 현황, 건물 구조, 필수 수강과목 등을 설명했다. 이후 줌에 탑재된 ‘소회의실’ 기능을 활용해 선배 2명과 신입생 7명씩 조를 편성해 친목을 도모하는 ‘랜선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신입생 A씨는 “퀴즈 풀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선배들이 준비를 많이 한 게 느껴졌다”면서 “첫 대면을 온라인으로 하다 보니 어색했지만 정적이 흐를 때마다 선배들이 나서서 분위기를 살려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번째로 맞는 졸업·입학기가 돌아왔다. 지난해는 갑작스러운 감염병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던 각 대학 학생회들이 올해는 온라인 기반의 ‘21학번 환영식’을 단단히 준비했다. 대학들도 동계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을 비대면 행사로 매끄럽게 진행하고 있다.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는 오는 26일 줌으로 비대면 OT를 진행한다. 교수진이 학과를 소개하는 1부 행사를 마친 뒤 2부에서는 선배들이 학회·동아리 소개와 ‘중앙대 숨은 정보(TMI) 맞히기’ 등의 게임을 할 예정이다. 국문과 학생회장 권효정씨(21)는 “작년에는 신입생들과 한 차례 직접 만난 뒤 코로나19로 나머지 행사가 전부 취소됐다”며 “비대면 행사로 오프라인 행사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21학번 새내기는 학교와 선배들이 전하는 환영의 뜻을 20학번보다는 잘 전달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에 2~3월이면 학교 인근을 떠들썩하게 했던 술자리는 대부분 사라졌다. 각 대학 학생회는 추가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선후배들의 경우 온라인 대화방에 남아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눌 것을 권유하고 있다. 권씨는 “공식 뒤풀이 자리는 없고 간단히 먹고 마실 것을 들고 줌으로 ‘비대면 번개’를 한다”고 설명했다.
인원을 나눠 오프라인 OT를 하는 학교도 있다. 22일 서울대 자연대는 ‘웰컴투 자연대 신입생 맞이’ 행사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대면 OT를 진행하는 단과대는 서울대 안에서도 자연대가 유일하다. 올해 자연대 신입생은 250명가량이지만 방역당국의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지침을 따르기 위해 하루 신입생 50명씩 5일간 OT를 열기로 했다.
졸업식도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날 홍익대는 총장과 몇몇 학생들만 마스크를 쓴 상태로 참여한 전기 학위수여식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라이브 채팅창에서는 “척척학사 졸업 축하해!” “홍익인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등의 인사가 오갔다.
헛헛한 졸업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서강대 졸업생 B씨는 지난 17일 교정에서 졸업 가운을 입고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는데,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친구들과는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B씨는 “그래도 오다가다 친구들과 만나서 사진을 찍을 수 있길 기대했는데 교정에 사람이 없어 썰렁했다”며 “마지막으로 기숙사 사감 선생님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인사드리기가 민망해 따로 찾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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