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50개' 산림이 잿더미로
대기 건조·강풍에 피해 커져
[경향신문]
지난 21일 경북 안동과 예천 등 전국 각지에서 난 산불이 다음날까지 산림을 태운 뒤 모두 진화됐다.
22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전날 경북 안동과 예천, 경남 하동, 충북 영동, 충남 논산 벌곡 등 5곳에서 난 산불을 이날 낮 12시20분쯤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후 3시20분쯤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야산에서 난 불은 수㎞ 떨어진 중평리까지 번진 뒤 약 21시간 만인 이날 낮 12시20분쯤 큰 불길이 잡혔다. 소방당국은 낮 12시40분쯤 대응 2단계를 대응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약 350개(국제규격 7140㎡ 기준)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화재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산림청과 지자체는 이날 헬기 23대와 소방차 49대 등 장비와 전문·특수진화대, 의용소방대, 군인 등 인력 1351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인근 4개 마을 주민 108명이 인접 마을 경로당, 마을회관, 캠핑장 등지로 몸을 피해야 했다. 산불 발생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김광한씨(65)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실을 파악한 뒤 불과 6~7분 사이에 산불이 마을 인근까지 번졌다”면서 “집이 타는 등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있다. 조금만 대피가 늦었으면 큰일날 뻔했다”고 말했다.
경북도 등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지 않게 잔불을 감시하는 한편 산림당국과 현장조사를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면적을 파악하기로 했다. 앞서 안동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풍천면·남후면 일대에서 난 산불로 산림 1944㏊(피해액 208억9800만원)와 건물 14개동(주택 4개동·축사 3개동 등)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충북 영동의 한 야산에서 지난 21일 난 불은 산림 20㏊를 태운 뒤 17시간 만인 22일 오전 9시30분쯤 꺼졌다. 충남 논산과 경남 하동 등지에서 난 불도 10시간을 넘긴 끝에 순차적으로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이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에서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청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불 4737건이 발생해 산림 1만1194.8㏊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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