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쥔 임은정..'한명숙 수사팀 의혹' 수사 가능성
[경향신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사진)이다. 임 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직하게 됐기 때문이다. 임 연구관의 겸임 발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뜻을 존중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번 인사에서 윤 총장을 불편하게 할 요소로 여겨진다. ‘박범계표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다음달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팀 위증교사 의혹’ 수사를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왔다.
임 연구관은 대검 감찰부 소속을 유지하면서 오는 26일부터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직한다. 법무부는 “임 검사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로서의 수사권한도 부여해 감찰업무의 효율과 기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형식상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다만 그간 다른 감찰 담당 검찰 연구관들과 달리 임 연구관에 대해선 중앙지검 검사 겸직 발령이 나지 않아 이번에 바로잡은 것”이라고 했다. 검찰 내에서는 정기인사에서 대검 연구관을 겸직시키는 일은 드물다고 말한다.
임 연구관의 겸직은 한 전 총리 수사팀에 대한 강제수사와 기소를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검 감찰부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지난해 6월부터 한 전 총리 수사팀의 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공동 조사했다. 임 연구관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찰에 참여했으나 연구관 신분이라 자료 검토만 할 수 있고 관련인 조사 등 감찰권한이 없었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윤 총장에게 임 연구관을 감찰권한이 있는 직책으로 발령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윤 총장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이 진척되지 않는 것을 두고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이 이를 방해했다며 지난해 11월 윤 총장 징계사유로 제시했으나 검사징계위원회에서 무혐의로 인정됐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이 강압을 행사해 위증을 했다고 주장하는 최모, 김모씨에 대한 공소시효가 다음달 6일, 22일 각각 만료된다. 두 사람은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준 혐의로 기소됐던 고 한만호씨와 구치소 같은 방에서 생활했다.
임 연구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검 연구관으로서 이례적으로 수사권이 없어 마음고생이 없지 않았는데 어렵사리 수사권을 부여받게 됐다”고 남겼다.
한 부장검사는 “수사와 기소를 염두에 두고 대검의 정책연구 담당자를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직 인사를 내는 것은 연구관 직책 취지와 맞지 않다”고 했다.
박은하·이보라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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