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한영석 사망 산재 사과..국회는 "대국민 생쇼"(종합2보)

류정민 기자,구교운 기자,정상훈 기자 2021. 2. 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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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재 청문회 포스코·현대重 등 9개 기업 대표이사 증인 출석
여야 중대재해 특단 대책 촉구, 최정우 회장 자진사퇴 요구 질의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을 비롯한 증인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구교운 기자,정상훈 기자 =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이 22일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사망 사고 근로자 유족들에게 거듭 사과했지만,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허리 지병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최 회장에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집중됐고,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질의까지 나왔다.

최 회장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 "최근 연이은 사고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라며 허리를 숙였다.

최 회장의 사과는 오전 첫 질의에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허리 아픈 것도 불편한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고 반문하자, 그에 대한 답변을 대신해 나온 행동이다.

김웅 의원은 "불출석 사유서와 함께 요추 염좌 진단서를 제출했던데, 요추 염좌는 주로 보험 사기꾼이 내는 것으로, 포스코 대표이사가 낼 만한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며 불출석 사유서 제출 행위가 부적절했음을 지적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무한한 책임을 갖고 국민의 땀과 눈물과 피로 만들어진 포스코 회장으로서 유가족과 산재로 사망한 억울한 노동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허리 지병을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던 최 회장에 따져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이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답하자, 임 의원은 "생각이 짧은 게 아니라 그게 최 회장의 인성"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8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사망한 35세 사내하청 근로자 유족들에게 사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청문회에 불출석하려 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대국민 생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 의원은 "(지난 8일 숨진 고인의) 유가족을 만난 적 있느냐. 만난 적 없다. 조문 가셨나. 간 적 없다"며 "지난 16일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이건 대국민 생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5년 동안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죽은 노동자가 44명"이라며 "사망자 중 하청 업체 노동자의 비율은 91%"라고 지적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3년간 이미 회장님은 포스코에서 일어난 중대재해 사건 대응관리에 능력이 없다는 걸 중대재해 사건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진정으로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날 청문회에는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도 증인으로 나서 "중대 사고가 많이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는 "산재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의 영령에 매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고개 숙였다.

오후에 이어진 질의에서 김웅 의원은 포스코의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포스코 사고의 특징은 기본적 안전보건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과 하청업체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며 "OECD의 안전을 위한 기업경영보고서에는 규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로 부적절한 리더십과 잘못된 조직문화를 꼽는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질의도 나왔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에게 "후배 노동자들이 얼마나 더 노동 현장에서 피 흘리고 쓰러져야 하느냐"며 "자진사퇴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회장은 "앞으로 안전을 더 잘 챙기라는 질책으로 알겠다"며 다시 사퇴하지 않겠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임기 3년의 포스코 회장을 연임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포스코 이사회는 최 회장 연임 안건의 주주총회 상정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최 회장의 연임 안건이 표결에 부쳐진다.

노웅래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 포스코 임원 자녀들의 취업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노 의원은 "조모 사장의 딸은 포스코 인재개발원, 김모 사장 아들은 포스코 에너지, 전모 전 부사장 아들은 포스코 마케팅에 취업했다"며 사례를 열거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증인 아들은 대우인터내셔널, 지금의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입사했느냐"고도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임원 자녀라고 해서 특혜채용된 바 없다"며 "현장직원들과 일반 직원들의 공정한 절차에 의해 채용된다"고 부인했다. 또 포스코는 최 회장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 "2017년 8월 최 회장의 아들이 한 달간 체험형 인턴으로 일한 게 전부"라며 "현재 최 회장의 자녀들이 포스코그룹 계열사에 취업해 있지 않다"고 별도로 언론에 해명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의 경우 향후 위험작업에 대해선 하청이 아니라 원청에서 직접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중대위험물질 관련 작업에 대해선, 서로 간 상호소통의 문제나 작업에 대한 직접적 통제나 위험관리를 위해 저희가 위험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석해 업무보고와 함께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아울러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 대신 출석),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도 증인으로 불려나와 중대재해 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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