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산불 5곳..적은 비에 건조한 바람까지
<앵커>
이렇게 큰 피해를 남기는 산불은 보통 봄에 많이 발생하는데요. 지금은 겨울이 채 물러가기 전이지만 매우 건조해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산등성이에서 불길이 치솟고 잿빛 연기가 하늘을 가득 메웠습니다.
어제(21일) 경남 하동 구재봉에서 발생한 산불은 19시간 지난 오늘 아침에야 불길이 잡혔습니다.
충남 논산과 충북 영동 야산에도 불이 나 주민 수십 명이 밤새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이용옥/충남 논산시 벌곡면 : 상황이 많이 심각했죠. 밑에 인가가 몇 채 안 돼도 다 어르신들이라. 삽시간에 퍼지더라고요. 바람이 부니까.]
예년에 비해 산불이 빨리 일어난 건 우선 적은 강수량 때문입니다.
올겨울 눈이 꽤 왔다지만 산불이 안 나려면 땅과 나무를 흠뻑 적실 비가 필요합니다.
충북 영동의 이번 달 강수량은 고작 14mm, 평년의 절반도 안 됩니다.
바싹 마른 이맘때 나뭇잎에 불이 붙으면 여름철 나뭇잎보다 두 배나 빨리 퍼져 나가 초기 진화가 어렵습니다.
안동과 예천, 영주에서 난 경상도 산불은 푄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바람이 산맥을 타고 넘을 때 머금고 있던 수증기가 사라져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인데 올해는 특히 한반도에 자주 불어온 북서풍이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을 넘으며 더 건조해져 경상도와 강원도의 대기가 메마른 겁니다.
실제로 이번에 불이 난 지역의 습도는 평년보다 10%p 정도 낮았습니다.
[추선희/기상청 예보분석관 : 목요일은 저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을 통과하면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부지방은) 대기 건조함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적으로 비가 한 차례 예보된 다음 주 초까지는 특히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산불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영상편집 : 이승희, 화면제공 : 산림청·김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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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희 기자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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