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간 150만번 노 저었다. 대서양 4828km 횡단한 여성 뱃사공

이세영 기자 2021. 2. 22.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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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영국 여성이 70일 넘게 혼자 노를 저어 스페인부터 과테말라까지 4828km에 이르는 대서양 한복판을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애틀랜틱 캠페인스

21일(현지 시각) 미 ABC방송, 영국 미러지 등에 따르면 재스민 해리슨(21)은 지난해 12월 12일 스페인 카나리제도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가로질러 이달 20일 과테말라 안티과섬에 도착했다. 해리슨은 매일 최소 12시간씩 노를 저었고 4828km에 이르는 거리를 항해했다. 해리슨이 노를 저은 횟수는 150만번에 달한다. 해리슨은 길이 6m인 자신의 보트 ‘아르고(Argo)’가 경로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대비하느라 한번에 2시간 이상 잠을 잘 수 없었다. 해리슨이 바다 위에 떠있던 시간은 70일 3시간 48분으로 기록됐다.

/애틀랜틱 캠페인스

파트타임 수영 강사로 일했던 해리슨은 지난 2018년 휴가에서 노 젓기 대회를 참관한 후 대회에 출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후 꾸준히 연습해 작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노 젓기 대회’에 출전했다. 해리슨은 “나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평생 노를 저어본 적이 없다”며 “대신 수영, 철인 5종 경기 등 다른 스포츠들을 섭렵했다”고 말했다. 해리슨은 수영 강사와 펍에서 일하면서 모은 돈 3만 파운드(4600만원)와 후원금 5만 파운드(7800만원)로 항해 자금을 마련했다.

해리슨은 이번 항해에서 6m 높이의 파도와 싸워야 했고 상어의 추적을 물리쳐야 했다. 항해 초기엔 날씨가 안좋아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유조선과 충돌할 뻔한 경우도 있었다. 해리슨은 충돌 6분 전에 가까스로 경로 변경을 요청했다.

노를 젓는 데 하루 5000칼로리를 태운 해리슨은 매일 물 10L를 마셨고 초콜릿, 땅콩 버터 등을 섭취했다. 해리슨은 종종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항해 중에 밝은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근황을 전했다. 해리슨의 어머니인 수잔은 매일 위성전화를 이용해 해리슨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애틀랜틱 캠페인스

가장 큰 위기는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찾아왔다. 지난 18일 목적지인 안티과섬 잉글리시 하버까지 160km 앞두고 배가 바다 위에서 뒤집힌 것이다. 해리슨은 곧바로 배에 올라탔으나 왼쪽 팔꿈치를 다쳤다. 이 과정에서 배의 키(rudder)와 두 번 충돌해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의료진은 전화를 통해 해리슨을 원격 진료했고 해리슨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해리슨은 “도전하는 건 나의 진정한 소명”이라며 “힘들게 노를 젓는 게 아니라 혼자 바다에 나가 외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은 젊은 여성이 뭔가에 도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크든 작든 꿈을 이룰 수 있다. 원한다면 도전해보라”고 했다. 이로써 해리슨은 혼자 노를 저어 대서양을 건넌 세계 최연소 여성에 올랐다. 종전 기록은 지난 2010년 미국인 케이티 스파츠(22)가 세웠다.

/애틀랜틱 캠페인스

이번 대회를 주최한 애틀랜틱 캠페인스는 정기적으로 해리슨의 현재 위치를 알려줘 목적지 안내를 도왔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21개 팀이 참가했으며, 최대 5인으로 구성된 팀도 있었다. 혼자 항해에 나선 사람은 해리슨을 포함해 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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